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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은이 사는 곳
사솔::여름파도 로그 백업 본문
- 친구 사이
- 개변 구간이 매우 많습니다! 주의!
- 이전에 갔던 시날...언급 있습니다.
아래의 '더보기' 를 누르면 바로 백업로그가 나옵니다.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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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모두, 세상이 멸망하기 전의 일입니다.
원래 여름이란, 파도를 걸어가는 것
---------
♪BGM : https://youtu.be/2iG-ZtB8RD4
"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
지루하고 따분한 수업이 이어집니다. 사하는 현재 교실 뒷편 창가에 앉아있습니다.
시일고등학교 3학년 4반. 아주 오래 전에는 언제 고등학생이 되고 졸업을 하지 싶었는데, 막상 의자에 다시 앉은 지금은 언제 그렇게 어른이 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와 어른의 사이, 한없이 불안정한 고등학교 3학년. 사하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교실은 3층. 창 밖을 살펴보면 넓은 운동장이 한 눈에 보이고 나무로 세워 만든 그늘과 의자가 놓여있는 쉼터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한적하고 조금은 소란스럽습니다.
연사하:(운동장에서는 지금 체육수업중이려나? 창턱에 고개를 괴고 반쯤 누워 밖을 쳐다봅니다.)
그러게요. 체육 수업 중인가봅니다. 학생들이 모여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선명한 여름 날이 덥지도 않은 걸까요?
10년 전으로 돌아왔어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똑같은 사하의 자리. 선생님과 학생들. 학교.
이 상황이 반갑다고 하기엔 사하는 단 하나. 달라진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세상이 멸망했다는 사실과 경험. 그리고 사하, 자신이 그 때 죽었었다는 것이죠.
숨이 꺼져가고 눈 앞이 어둠에 잡아먹혀 더 이상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사하를 관통한 것은 바로 솔아가 자신을 깨우는 소리였습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모두가 하교 하고 난 후의 텅 빈 교실 책상에 앉아 잠을 자고 있던 스스로의 모습과 마주했었습니다.
연사하:(...?? 꿈인가?)
그로부터 다음날이 지난거겠죠. 사하는 익숙한듯 어색하게 고3에 맞게 등교를 하고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맞아요. 꿈인가요? 물론 납득 할 수 없었죠.
이해 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하, 당신은 다시 돌아 온 이 과거에 살고 있습니다. 멸망했던 세상의 끔찍한 모습도 없고 매번 불안에 떨었던 절망적인 상황도 없습니다.
교탁을 앞에 두고 서 있는 선생님을 오랜만에 봅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 소식도 알 수 없었던 친구들의 모습 역시 낯설지만 익숙합니다.
수업이 끝나면 항상 그랬듯 솔아가 올테죠.
솔아는 몇 반이었죠? 2반? 거리상으로는 가까운 편이지만 같은 반이었던 예전 보단 멀어진 거리였죠.
연사하:(수업은 거의 듣는둥 마는둥하고 자리에 앉아 멍하니 있다가 솔아 오길 기다려요.)
굿 사하, 굿 사하. 솔아는 와줄거예요. 솔아는 알고 있을까요? 열아홉, 여름. 바로 이때. 둘의 우정이 이루어졌다는 걸 말이에요.
우정에는 깊이가 있습니다. 사하는 기억하고 있을까요? 고등학교 3학년, 다른 반이 된 둘. 앞으로는 더 많이 헤어질 어른이 되기까지 앞으로 반 년도 안남은 시기.
우정이 변치 않기 위해서, 둘은 여름 하늘 아래에서 마치 비밀 이야기를 하듯이 말했던, 푸르던 여름에 평소와 같은 활기찬 학교 운동장에서.
맞잡은 손에서 서로의 더운 열기가 새겨졌던 그런 여름이...
...때문에 여름은 특별한 계절입니다. 우리들이 새로운 사이로 나아간 계기가 된 시간이니까요. 이틀 뒤면 여름 방학입니다.
듣는 둥 마는 둥 교실을 보고 있노라면 [ 교실 ] [ 교과서 ] [ 책상 ] [ 선생님 ]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연사하:(일단은 교실부터~... 교실에 들어와본지 어언 10년...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이다...)
좋아요. 사하가 본다면 평범한 학교 교실입니다. 꽤 익숙하지만.. 낯선 건 시간의 마모 때문일까요?
이제 막 오후를 지난 시간. 머리 끝 까지 올라선 태양 때문에 교실 안은 그야말로 쨍쨍합니다.
책상에 엎드려 졸고 있는 학생도 있고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는 학생들도 존재합니다. 서로 쪽지를 주고받거나 말장난을 하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사하처럼 집중 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요.
조금 멀리 떨어진 칠판에는 높아지는 온도 때문에 일사병에 걸릴 때를 대비하여 배부된 유인물이 붙어있습니다.
사하, '관찰력' 판정 해주세요.
연사하:
오... 좋아요. 사하가 앉아 있는 곳에서 칠판은 그리 가깝지 않기에, 칠판에 붙어있는 유인물을 확인하기까지 약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해냈어요.
연사하:(예쓰!)
(내가 해냄톤)
유인물에는 <일사병 예비 방법>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연사하:(내가해냄.)
그 아래 부제목이 적혀있습니다. [■■까지 앞으로 ■■■]...
아마 자세히 봐야된 거 같습니다. 수업 마치면 보러 가볼까요?
연사하:(좋아요!) (다음은... 선생님을 봅니다. 졸업 후 뵌 적이 없으니 기억 그대로겠지만...)
교탁에 서서 칠판에 분필로 글씨를 적으며 수업을 하고 계십니다. 사하의 기억대로, 익숙한 모습입니다.
작문 수업이지만 어쩐지 지금 하시는 말씀을 듣고 있자면 옆길로 좀 샌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포도라느니. 지구가 멸망할 때 사과나무가 아니라 포도나무를 심을거라느니…
연사하:(에휴...)
선생님: 왜냐하면 포도는 와인을 만들 수 있잖니?
그렇게 자신의 말을 쭉 이어나가던 선생님은 문득 사하를 바라보더니 사하에게 질문합니다.
선생님: 사하. 너는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할거니?
선생님은 물론 반 아이들의 시선이 사하에게 몰립니다.
쉬는 시간이 다 되가는지, 교실 복도 창 밖을 보면 솔아가 늘 입던 체육복을 입고 사하를 향해 짧게 손을 흔듭니다. 방긋 웃는 솔아의 수업이 체육이었나보네요.
사하가 질문에 대답 할 때까지 수업을 마쳐주지 않을 작정인지 선생님은 이상하게도 사하의 대답을 재촉합니다.
연사하:(유경험자의 조언 on) 어, 어...
...괜찮아요.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요. 사하는 지구가 멸망한다면 멸망하기 전, 무엇을 할 건가요?
연사하:(조언 off.... 솔아보고 엉겁결에 그냥 뱉어버립니다!) 친구랑 놀러가지 않을까요? 마지막이니까...
선생님: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구나. 없어져 가는 인연일 수록, 소중히 해야된단다.
학생들도 저마다 사하의 말을 듣고 자신이 멸망을 앞둔다면... 공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사하:(열심히 끄덕끄덕!)
...이 말, 솔아가 들었더라면 기뻐 날뛸텐데, 아쉽게도 3층에서 운동장까지 이 목소리가 들리긴 어렵죠.
선생님은 다시 수업을 합니다. 사하는 어딜 살펴볼 건가요?
연사하:(교과서 봅니다!!)
지금은 문학 시간의 작문 수업입니다. 사하의 국어 교과서는 잘 있을까요?
연사하:(... 아마도? 기억은 안 나지만... 잘 있을 거예요! 적당히 필기하고 적당히 낙서하고...)
낙서<
연사하:(이걸왜생각하고있지? 지금 보면되는데)
사하의 기억대로 살펴보면 조밀조밀한 프린트된 교과서 글자 여백에 낙서가 있습니다. 옛날 그대로입니다.
연사하:(살펴본교과서는... 기억보다 낙서의 비율이 높습니다.....)
기억은 마모되기 쉬우니까요. 꽤나 넓은 면적에서 낙서가 제 존재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오늘 작문 주제는 「여름」입니다. 열아홉의 마지막 여름이라 그런걸까요?
여름. 여름...
학교를 졸업하고 솔아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생각이 납니다.
우리들은 10년 동안 똑같은 삶을 살게 되겠죠.
똑같은 곳에서 손을 잡고. 아홉 번의 여름을 더 맞이할거고,
그때마다 내리쬐는 햇빛이 만든 그림자를 보게 될 겁니다.
겨우, 얼마 안 가 방학이지만 다음 작문 시간까지 여름을 주제로 글을 써오는 게 숙제라고하네요. 늦지 않게 도서관을 가서 책을 찾아보거나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읽어 두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연사하:(과제가 있었다고 교과서 여백에 적어두고 마지막으로 책상 봅니다!)
낙서가 아닌 메모가 교과서에 새겨지고... 다음은 사하의 책상입니다. 사하의 책상 위는 어떤 모습인가요?
연사하:(고3답게 달력도 하나 있고, 필통도 있고, 친구들이 써놓은 낙서도 있고, 보지도 않은 책들이 쌓여있네요)
창문 근처에 앉아서 그런건지, 창문이 만들어낸 일직선의 그림자가 사하의 책상에 경계선을 그리며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달력과, 필통과, 책들이 짙은 그림자를 남깁니다.
흔들리는 푸른 잎들이 책상 위에 자신의 흔적들을 새겨놓는듯 합니다.
깔끔하고 깨끗한 책상. 책상 사물함 안에 손을 넣으면... 사하가 보통 넣어놓은 물건들이 고스란히 있습니다.
연사하:(프린트였던 종이쓰레기와... 책쪼가리...)
대다수 사용하는 것들은 책상 위로 빼두었으니까요. 이전의 사하는. 방학이 얼마 안남았다고 다 빼냈을까요? 아니면 사물함에 넣었던 걸까요? ...10년도 전이니 기억이 가물할지도 모릅니다.
교실을 둘러보고 책상 밑에 손을 빼자 수업의 마무리를 알리는 종이 학교 전체에 울려퍼집니다.
선생님: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다음 시간까지 작문 숙제 꼭 할것. 아니면 방학숙제로 낸다?
학생A: 아! 쌤! 그런게 어딨어요!
연사하:(맞아요! 고3에 그런게 어딨어요!)
반도의 고3, 분노하다.
선생님은 유유히 먼저 앞문으로 나가고 다른 학생들도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쉬는 시간을 맞이합니다.
수업이 끝난 후, 솔아를 만나러 가기 위해 자리에 일어난 사하는 칠판 앞으로 가 붙어있는 유인물을 제대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확인해보실건가요?
연사하:(확인합니다!)
핸드아웃 보이시나요?
연사하:(네!!)
멸망까지 앞으로 10년.
의미를 잘 알거 같은 유인물을 본 사하, 산치체크입니다. 0/1
연사하:
좋아요.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자, 복도로 나가봅시다.
연사하:(경험자의 여유... 반복도 정해져 있는 거였나? 복도로 나갑니다.)
사하가 솔아를 만나기 위해 교실 밖으로 나가면 솔아는 물에 조금 젖은 체육복을 입고 사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학교는 곧 시작될 여름 방학 때문에 분주합니다. 아이들은 자주 소란스러워지고 학교는 기대감에 들뜬 듯한 어지러운 분위기.
복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반에서 나와 복도에 삼삼오오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연사하:솔아야? (젖었네...) 혹시 수도에서 물 끼얹었어...?
민솔아:수업은 잘 들었어? 오늘은 좀 더 더운 것 같네. (히죽거리며 손을 흔들어요.)
솔아는 속보이는 말을 하며 사하에게 웃으며 말합니다.
사실 더운 건 당연한 소리고, 노는 것도 당연한 소린데요. 단지 사하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일텐데 말이죠.
열 아홉 솔아는 그랬습니다. 스물 아홉의 솔아도 그랬나요?
연사하:(스물 아홉의 솔아도... 그랬죠! 사람이 그렇게 달라지지도 않았었죠.)
민솔아:응... 그래. 그것도 좋겠네~ 우리 반 지금 완전 난장판이야. 수업도 제대로 안해주시니까 종이 비행기 접고 날린다니까? (반은 과장)
연사하:(우와;) 우리 반도 좀 어수선하다구 생각했는데 너네반보단 아니네...! 우리는 쌤이 숙제내주시니까 대놓고 싫다고 했거든. (히히,) 솔직히 에바잖아!
민솔아:아- 그 문학 쌤? ...(이마를 짚어요..) 그까짓거 대충해~ 다른 애들이랑 네 아이큐 100, 내 아이큐 100 도합 200 아이큐로 이 난관을! 그거 하면 되겠다~ 어차피 대충 확인 하실 걸?
사하의 추론이 맞았는지 운동장 옆에 마련되어있는 수돗물에서 아이들과 세수를 하고 온 참인지 솔아의 얼굴과 머리카락은 물로 젖어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안정적인 솔아. 역시, 솔아는 10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민솔아:그러니까 편하게 해~ (그러면서 사하를 봐요. 잠시 호기로운 고양이같은 얼굴을 하며 손을 사하쪽으로 올리다가... 그만둡니다.)
연사하:(왜 그만두지? 솔아 손잡아요) 그럼 아이큐 200만들러 갈까? (매점갔다가 도서관가자는 뜻)
민솔아:(손이 잡히자 조금 멀뚱한 눈으로 바라봐요.) ...에이, 무슨 소리야~ 너희 반에 내주신 숙제잖아. 같은 반 친구랑 하면 되지!
연사하:아? 아! 그 얘기였구나. (민망...) (대충 웃어서 얼버무려요) 그래도 도서관... 가면 안 될까? 에어컨 켜서 시원할텐데...
민솔아:...(음... 주변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거려요.) 쉬는 시간은 얼마 안남았으니까. 숙제 참고할 책 찾는거지? 그래. 그것만 빨리 빌리고 나가자.
사하는 어디로 갈 건가요?
연사하:(솔아 데리고 도서관으로 갑니다!)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안은 책이 상하지 않도록 에어컨이 적정 온도로 틀어져 있습니다.
옛날과 그대로 입니다. 사서 선생님, 한 명씩 있는 도서관 죽돌이 학생들...
이곳에서 사하는 뭐하나요?
연사하:(시원한바람 맞으며 두손으로 문 열고 들어가요! 옛날에 그... 뭐였지? 울왕국 엘처럼!)
아놕. 겨XXX X사 처럼 문을 엽니다. 다른 사람들이 쳐다만 보지만, 짧은 쉬는 시간이니까 수 자체는 많지 않습니다.
연사하:(그 다음엔 솔아 데리고 800번 문학코너로 갑니다!)
민솔아:(그냥 입구에서 시원한 바람만 맞을려는 솔아. 갑작스럽게 끌려다니다;) ...우와... 나도 가는거야? (소근)
연사하:(소근) 더워? 더우면 에어컨 바람 쐬고 있을래?
민솔아:(~잠시 고뇌한다고 하지만 소근거립니다.) 아니야. 책장 앞에서 기다릴게. 나도 있으면 찾기 어려우니까. (그리고 걸음을 멈춰요.)
연사하:(소근) 그러게. 우리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같이 왔구... 학교에서도 엄청 붙어다니잖아. 많이 싸운 적도 없고. 난 너무 좋아. 이렇게 좋은 친구랑 일찍 만나서... (아직 완전히 19살의 사하라고 생각은 안 들어 어쩐지 29살같은 소리가 나옵니다.)
민솔아:...(사하의 말에 멋쩍은 기분을 느낍니다.) 얘가 왜이래~ 애늙은이 같아. 고3 됐다고 어른인 척 하는거야? (히히 웃으며 말해요.) 하지만 우린 그냥 친구잖아. 나중에 졸업하고 어른이 된다면~ 사하 정도 되는 애라면 많은 친구가 생기겠지!
연사하:(절레절레) 친구가 많은 거랑 좋은 친구가 많은 거랑은 다른 거잖아. 그냥... 그렇다고. (책장 휙휙 뒤져서 적당히 여름에 관한 글을 짜깁기할 책들 세 권 뽑습니다.) 알지?
민솔아:...으응~ 사하가 하는 말은 어려운데! (솔아는 모르는데! 를 시전해요. 그리고 사하가 뽑뽑뽑한 책을 봐요.)
사하가 책을 꺼내자... 어째 멸망하기 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책 바로 옆에 포도나무 재배법 책이 꽂혀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문학 선생님의 얼굴...
연사하:(뽑뽑뽑한 책들을 보면... 여름에 관한 시집 한 권, 에세이집 한 권, 단편소설 한 권입니다. 포도나무재배법은 농공업쪽에 있어야할텐데 선생님... 도서관에서 읽은 책 마구잡이로 두는 타입이셨군요...)
사서 도우미 학생들 뒷목 잡는다! 시집, 에세이, 소설... 이것만 있다면 좋은 작문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빌리고 가나요?
연사하:(빌리고 갑니다~!)
도우미 학생: 3학년 4반 사하 선배... ...네 대출 되었고 방학하기 전까지 반납해주세요~
연사하:네네~ (대답하고 책 받아듭니다! 나가기 전에 솔아 어딨나도 한번 찾고...)
민솔아:(이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솔아 답게 만화책 코너를 슥 보지마 사하가 오자 사하쪽으로 고개를 다시 돌려요.) 왔어?
연사하:(만화책 좋아하는건 안 변하는 것 같네...) 응, 가자!
여전히 똑같았던 도서관, 웃는 사서 도우미 학생, 빛이 조금 바랜 책들... 문을 열고 나오자 더운 열기가 둘을 감쌉니다.
민솔아:(터벅터벅 복도를 걸어요)
연사하:(솔아 옆에서 비슷한 보폭으로 걸어요. 익숙하면서 가물가물한 복도... 오랜만에라 감상에 젖을 것도 같고.)
여름날 햇빛이 드리우는 창문가, 절로 눈이 찌뿌러지기도 합니다. 열어놓은 창문에는 나뭇잎 향이 바람을 타고 옵니다.
교실로 가는 복도에서 솔아와 도서관을 갔다 온 사하의 귀에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립니다.
사하, 듣기 판정 해볼까요?
연사하:
민솔아:(와)
학생A: 이틀 뒤면 여름 방학이네. 계획이라도 있어? 독서실에서 공부만 하기엔 좀 아쉬운데.
학생B: 난 일단 놀려고~ 워터파크 가자!
아이들은 벌써부터 방학 때 할 일을 정하나 봅니다.
하긴. 이번 여름이 유독 덥기도 하고 여름이 끝나면 이제 고등학생으로 남아 있을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요.
사하는 한 번 생각해볼까요? 10년 전 사하와 솔아는 여름날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연사하:(캠핑장에 가서 놀았던가...? 정말 고3답지 않았던 10년전의 기억...)
정말 재밌었죠. 그 때, 꽤 깊은 곳에 있던 곳이었을까요? 청아하게 흐르는 물소리, 별이 빼곡히 박힌 보기 드문 밤하늘, 오렌지색 불빛에 비춰진 두 사람의 옆모습... 사하는, 그 때 즐거웠나요?
연사하:(...정말 즐거웠어요, 10대의 마지막이기도 하고, 솔아랑 같이 있기도 했고... 사실 그런 이유를 들 것도 없이 그냥 즐거웠는데.)
추억을 회상하고 나면, 솔아가 말을 건냅니다.
민솔아:...사하 너는 방학하면 뭐할거야?
연사하:글쎄... 놀러갈까, 솔아야? (미소지으며 물어봅니다. 이번엔 다른 곳에 가볼까 싶기도 하고.)
민솔아:(어... 사하의 말에 눈이 조금 커지다가 이내 웃어요. 평소처럼.) 여름 때 놀러간다고 하면 미안! 나는 할 일이 있거든. 방학동안 멀리 가야되는 일이 있어서 같이 못 보낼거야. 왜? 아쉬워? (응? 응~?)
연사하:(...?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잠깐 아쉽기도 하고 살짝 당황한 듯 오묘한 표정이 되었다가 도로 평소같은 웃음을 짓습니다.) 아니거든. ...어디 가?
민솔아:집안 일 때문이겠지 뭐~ (히히 웃어요. 사하의 표정을 보자... 조금 미안한 눈이긴 합니다.)
...이상하네요. 열아홉 솔아가... 방학 때, 어딘가로 멀리 간 적이 있었던가요?
분명 과거 사하와 솔아는 함께 마지막 열아홉의 여름방학을 즐겁게 보냈는데. 솔아가 악의를 가지고 사하의 말을 거절한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으니까요. 사하가 기억하던 과거와 조금 달라졌습니다.
연사하:(어쩔 수 없긴 한데... 반복이라고 하면 보통은 안 달라져야 하는 거 아닌가?) 잘 갔다와. ...그래도 방학 내내 다녀오는 건 아니지?
민솔아:잘 모르지! 집안일은 보통 어른들이 이래저래 하시니까. 나 참, 나도 바쁜 여자라니까?
솔아가 어딘가를 가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아주 작은 사건으로 과거가 조금 바뀔 수도 있는 일 아니겠어요?
뎅- 뎅- 뎅-
솔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다시 수업을 알리는 종이 칩니다.
복도에 서 있던 아이들이 모두 교실로 들어가고 복도에는 솔아와 사하만이 남았습니다.
곧 선생님이 오실겁니다. 솔아가 사하에게 인사합니다.
민솔아:그럼 수업 잘 듣고.
솔아의 언행에 찝찝한가요, 사하?
연사하:(아니라고 할 순 없지만...)(마찬가지로 인사하고 교실로 들어갑니다.
그래요. 그래도 다음 수업을 위해 솔아에게 인사를 해야 마땅하죠.
사하가 교실로 들어가려고 할 때, 조금 머뭇거리던 솔아가 사하를 불러세웁니다.
민솔아:사하야. ...끝나고 집에 같이 갈래?
연사하:응?
민솔아:그, 그냥 데려다주는 거니까! 그게... 자전거 타고 왔거든. 걸어가긴 더울테니까. ...그럼, 응.
사하의 대답을 들은 솔아는 쭈뻣거림도 잠시. 무미건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복도를 걸어 사라집니다.
우리의 우정이 다시금 새로이 정돈된 여름은 중요한 계절인데. 솔아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 듯 하는 묘한 행동을 합니다.
과거에 무슨 문제가 생긴걸까요?
세상이 멸망하기까지 10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함께 있을 시간은 턱 없이 부족합니다.
연사하:(나만... 친구라고 생각하는건가?)
민솔아:(우리 친구지? : 친구관계에 별 탈이 없으면 내뱉지 않는 말 어쩌구)
연사하:(.............................괜찮을걸.........(괜찮다기엔.이너무많고어쩌구))
교실로 들어가자 선생님이 먼저 와계셔서 수업 준비를 합니다.
선생님: 수업 시작할거야. 다들 자리에 앉아.
사하가 자리에 앉는다면, 선생님이 시간에 맞춰 수업을 시작합니다.
다시 조용한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지고 연필이 사각이는 소리. 책장이 넘어가는 소음. 의자가 끌리는 잔잔한 소리들의 연속입니다.
매미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웁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수식처럼 떠다니는 구름들. 여름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사하는 뭐하고 있을까요?
연사하:(어차피 10년뒤에 멸망하는데 뭐... 듣는척하다가 꾸벅꾸벅 좁니다...)
선생님도 수업을 딱딱하게 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숨이 죽은 아지랑이처럼, 잔잔한 교실 분위기에 하나 둘, 졸더라도.
선생님은 주의를 주지 않습니다. 그저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만이 사하를 간지럽힐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여름날, 보통의 수업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사하는 졸면서, 어떤 꿈을 꿀까요?
연사하:(수업시간 잘 녹는다...)
옆에 있던 솔아는 사하만큼이나 즐거운지 웃는 표정이었습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나날, 그랬던 청춘, 그랬던 우정, 그랬던 세상...
사하의 꿈에 나올만큼, 솔아는. 사하에게 있어서 좋은 친구였을까요?
연사하:(그랬죠.)
몽실몽실, 기억과 몽환이 어우러지는 꿈에서 깨어나는 거는 마지막 수업을 마친 종이 울릴 때였습니다.
-
수업이 끝났습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연사하:(깜빡깜빡...)
교실에는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청소 당번인 아이들은 교실에 남아 책상 아래와 교실을 쓸기 시작합니다.
집에 가기 위해 복도를 달리는 모습들. 한껏 시끌벅적한 소란이 지나면, 복도에 기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솔아가 보입니다.
민솔아:(짐 챙긴 사하를 발견하자 손 살짝 흔들어요.)
연사하:(손 흔드는 솔아한테 조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요!)
시간이 좀 늦었습니다. 푸르렀던 하늘은 점차 색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솔아가 서 있는 창문 뒤로 낮아진 태양이 보입니다. 가방끈을 손에 쥐고 있던 솔아가 사하를 발견하자 웃으며 인사합니다.
민솔아:이제 끝난거야? 나는 좀 일찍 마쳤는데. 우리 담임 알잖아~ (빠른 걸음으로 오면 더우니 천천히 와도 되는데~라며 덧붙여요.)
연사하:응, 우리는 오늘따라 종례가 길어서...! (덧붙이는 말에 뭐 그리 멀리 간다구, 생각해요.) 갈까? 어디 들를 데 있어?
민솔아:아니, 그냥 집에 데려다 준다고 부른 거였거든.
사하 옆으로 걸어오는 솔아는 말했던대로 함께 집에 가자고 합니다. 데려다 주겠다고 말하면서요.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함께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둘은 가끔 함께 집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이건 바뀌지 않았군요.
연사하:(데려다주는 솔아와 함께 교문을 나서며 하늘을 쳐다봅니다.완전히 어두워지지는 않았지만 곧 해도 다 질 테고, 솔아가 집에 갈때쯤이면 어둑어둑하려나...)
교문으로 나가면 솔아는 세워둔 자전거를 가져옵니다.
기억하나요? 세상이 멸망하기 전, 그러니까 십 년하고도 몇 달 전. 고3이 된다고 새로 장만한 자전거였죠. 얼마나 자랑을 해댔는지요.
민솔아:(새로 장만한 자전거를 타고 불응불응)
연사하:(기억났다! 맞아요, 그랬었는데.) 갈까? 불응불응~
민솔아:그래, 불응불응 (꺄르륵 웃어요. 받아쳐주는 사하..)
솔아가 앞에 올라탑니다. 사하에게 탈건지 눈빛으로 말합니다. 어떻게 할 건가요? 뒷자리에 타나요?
연사하:(뒷자리에 타면 좀 휘청휘청하지 않나...? 옆에서 걸어가기로 해요!)
민솔아:(음~ 그러면 속도 맞추기 위해서 자기도 옆에서 걸어가요. 자전거를 잡고요!)
연사하:가자! (자전거와 솔아를 옆에 두고 집으로 향하는 길을 나섭니다!)
솔아가 자전거를 밀자 곧 경쾌하게 출발합니다. 교문에서 멀어집니다. 걷는 두 사람을 뒤로하고, 학교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이제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BGM : https://youtu.be/qvLDBsRQDPQ
자전거는 한산한 거리를 지나갑니다. 옆에 걷는 솔아와 사하의 그림자는 끊기지도 않고 탁. 탁. 바퀴 굴러가는 소리만 들리는 이 조용함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붉고, 노랗습니다. 우리의 여름은 푸르러야 할 텐데.
민솔아:...우와, 하늘 봐. 세상이 멸망하면 딱 이런 풍경 아닐까 몰라?
자전거를 밀며 하늘을 보던 솔아가 말을 꺼냅니다.
연사하:글쎄... 아니면 쨍한 파란 하늘인데 갑자기 망해버릴지도 몰라. 또 아니면 밤이라, 다들 자는 사이에 조용히 망하거나...
민솔아:...어쩐지 무섭다야... (에~ 하는 얼굴로 봐요.)
멸망… 그러고보니 사하가 멸망의 끝에서 죽음을 맞이 할 때의 풍경과 비슷합니다.
그때의 기억이 나나요? 오직 절망밖에 없었던. 지구에 끝은 이미 정해져있었고 살아있는 것이 죽어있는 것보다 가치가 없었던 때...
사하는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면서 미세한 두통을 느낍니다. 세상이 불에 타고, 혹은 물에 젖어버리고. 폐허가 되고...
...아닙니다. 이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멸망은 본 적이 없습니다.
기억도나지 않는 다양한 종말들의 모습이 순식간에 눈 앞에서 휙휙 지나갑니다.
사하, 산치 체크. 1/1d3
연사하:
좋아요... 사하가 정신을 차리면, 자전거 바퀴 소리가 멈췄습니다.
너무 빠르게 도착했다고 느낄만큼 사하는 벌써 자신의 집 앞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민솔아:...사하 너 왜그래? (사하 안색을 봐요...)
연사하:아, 아니... 미안, 더워서. 그래서 정신줄 놓고 걸었나봐...
천하의 솔아가 그렇게 걱정하는 걸 보아 아무래도 얼굴빛이 별로인가봐요.
민솔아:아~ 더위 때문이야? 유인물에도 쓰여있었지... 방학 전에 더위 먹지 말라고~ 놀 수도 없잖아.
10년 후에 이 평화로운 지구의 끝을 솔아는 모르는걸까요? 그 끝에서 사하가 죽었다는 사실조차...
민솔아:집에 도착했으니까 푹 쉬고! (당부해요!)
연사하:...응, 응! 더우니까 솔아도 얼른 들어가.
그런 사하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솔아가 붙잡습니다. 그리곤 사하의 손바닥에 자기 손가락으로 무언갈 씁니다.
글자가 보이지 않지만 감촉으로 읽어내리자면,
' 내일 만나자 ‘
그렇게 쓰곤 웃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도망치듯 온 방향 반대편으로 사라지는 솔아. 아마 내일 보자!의 답변을 했겠죠.
전깃줄이 만들어낸 엉킨 그림자가 유독 눈에 띕니다.
...내일은 우리들의 여름에 대해서 말해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연사하:(왜 굳이 말로 안하고 손바닥에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손바닥을 다른 쪽 손으로 잡았다가 풀고 집으로 들어갑니다.)
유독 기행이 많아졌으니까요. 고3의 열기란 뜻일까요. 가끔보면 특이한 아이라고 생각될 법 하죠.
솔아의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며 집에 들어가는 사하는 다시 두통을 느낍니다.
'정신력' 판정해주세요.
연사하:
정말 일사병이라도 걸린걸까요? 자꾸만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러나 이내 두통이 멎어집니다.
이제는 거의 다 저물어버린 노을을 바라보면 생각나는 10년 후의 미래. 그 미래에서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거겠죠.
연사하:(다른 세계로 가지 않는 이상... 아, 이거 숙제에다 써야겠네.)
두통이 멎고, 사하는 다음 시간 작문 숙제를 위해 책을 펼칩니다.
풋풋하고 더운 열기를 한껏 머금은듯한 문체, 도드라진 표현. 아지랑이와 같으며 여름 하늘과 같습니다.
사하는 숙제를 하나요?
연사하:(숙제를 합니다. 참고하겠다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은 펼쳐보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점점 더워지는 여름을 피해 겨울인 나라로 도망갔다가, 그곳에 여름이 오면 다시 겨울로 피하고... 결국엔 여름에게 따라잡히는 사람의 일기.)
결국엔 도망칠 수 없이, 맞이하는 여름. 사하에게 있어서 무슨 의미일까요.
책은 이내 던져지고, 오로지 사하의 손대로 써지는 작문은, 사하의 무엇을 담고 있을까요.
연사하:(올 일은 언젠가는 오고야 만다...? 별 생각은 아니었지만요, 어쩐지 종말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누군가 여기서 아예 나를 꺼내주지 않는다면.)
여기서 나를 꺼내주지 않는다면.
오고야말 종말을 생각하는 사하에게 하나의 희망사항일 수 있겠네요.
숙제를 마치자 밤이 찾아왔습니다. 환하게 밝혀진 가로등과 이웃집. 모두 옛 기억 그대로입니다.
숙제도 다했고. 다음날을 위해 이제 자볼까요?
연사하:(씻고... 이상한 하루였지만 이제 자는게 좋겠어요. 내일도 별일없이 평범한 하루길...)
불안감을 안고, 잠이 듭니다. 여전한 솔아, 여전한 이웃사람, 여전한 가족. ...그 속에서 달라진 건 사하 혼자 뿐.
어쩐지 쓸쓸할 수 있겠네요. 드리운 달빛이 창문을 통해 흘러옵니다.
잘 자요, 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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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걱정과는 무색하게도 좋은 아침을 맞이합니다. 멸망까지 10년, 정말 10년 후에 일어나는 일인가봅니다.
적어도 그 시간 전까지는 편안하게 있을 수 있겠죠.
...아닌가요?
연사하:(...맞아요! 눈 깜짝할 새 지나가겠죠?)
아직 인생의 황혼기도, 제대로 된 일도, 사회생활도 하기 전에 바스라지는 너무나도 짧은 10년의 시간.
하지만 지금 이렇게 해서 무슨 소용이겠나요. 육신과 현재 시간은 고등학교 3학년이니, 학교로 갑시다.
연사하:(주섬주섬 가방챙겨 등교합니다. 이러나저러나 고3이라니...)
다시 학교입니다. 학교는 어제보다 더 소란합니다.
바로 내일이 여름 방학이니까요.
아이들은 방학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보입니다. 오늘은 방학식 바로 전 날이라 수업도 정상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선생님들은 자습을 주고는 교실 밖으로 나가셨고, 아이들은 주어진 자습에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바빴습니다.
반장 학생: 야, 문학 숙제 지금 걷으래. 다썼냐?
학생A: 대충 아무거나 썼는데 됐지? 사하 너는?
연사하:나도... 아무거나 썼어. 옆반 친구가 그러는데 대충 써도 모르실 거라더라. (가방에서 대충 써서 출력한 숙제 꺼내서 반장한테 넘겨요!)
학생B: 그건 그렇겠지! 불만 있어도 방학 끝나면 다 까먹지 않겠어?
연사하:맞아!
반장 학생: 오케이... 연사하 제출... 얘들아 내 책상 위에 올려둬!
사하의 작문을 대충 보고 위에 올려놓는 반장의 책상 위는 수많은 '여름'이 가득 찼습니다.
연사하:(숙제 제출하러 모이는 학생들 지켜봐요)
사하가 지켜보면 라스트 스퍼트로 자습시간에 쓰는 애들도 있고, 대충 쓰는 애들도 있고, 나름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제출하는 학생... 다양합니다.
10년 전, 고등학교 3학년. 각자의 성격과 색으로 번졌던 다소 소란스러운 날들. 사하의 마음 속에선 바래지지 않았나요?
연사하:(...바래질 수밖에 없죠, 기억하기에는 너무 많은 날들 중 하나고... 시간도 너무 오래 지났고. 뭉뚱그려 기억하면 한 덩이씩 기억할 수는 있지만 그걸 다 헤아리기엔 저는 스물아홉이었다고요.)
시간은 커다란 무게여서, 서서히 눌리는 감각과. 어쩔 수 없이 바래지는 색은 마치 여름 볕에 날아가는 물감과 같아서.
세세한 걸 모두 기억할 수 없죠. 망각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니까요.
숙제를 제출하면 사하의 주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아이들은 사하의 책상을 둘러싸고 앉아 대화를 나눕니다.
학생A: 방학 때 뭐할지 정했어?
연사하:글쎄... 놀러갈까 싶기도 하구. 너, 너는?
학생A: 나? 독서실 가서 공부하게. 좋겠다~ 놀러가고. 저쪽 반에 있는 애랑 놀러가? 이름이 솔아였나?
연사하:응, 솔아! 근데 걔는 안 가... 다른 일정 있대서. 같이 가자고 하려고 했는데. (어차피 10년 뒤에는 멸망하니까 공부할 필요 없다고 하고 싶은데...) 같이 갈래? 공부만 할 수도 없구...
학생B: 그래 공부만 하진 말고 듣기로는 열아홉 여름 방학이 제일 중요하대. 향후 10년을 결정한다나, 뭐라나.
학생A: 어? 대박! 놀자! 일과 휴식의 균형~ 10년 후라면... 그땐 분명 꿈을 이뤄서 멋진 삶을 살고 있겠지?
아이들의 이야기는 미래로 향합니다.
3년 뒤. 5년 뒤. 10년 뒤 ...10년 뒤의 미래가 어떨지 알고 하는 소리는 아닐테죠.
학생B: 사하 넌 나중에 뭐할거야? 요즘 진로 조사도 하잖아.
연사하:나는...
학생A: 청춘이네!
학생B: 청춘이야!
연사하:(;)
사하의 마음도 모르고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 아이들, 또다시 주제는 미래를 향합니다.
하지만 우울한 미래를 알려줘서 굳이 좋은 분위기를 망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사하?
왜냐하면 10년 전의 사하 역시, 10년 후가 그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연사하:(그렇죠...)
그렇죠. '듣기' 판정 해봅시다.
연사하:
좋아요. 똑. 똑.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고개를 돌려볼래요?
연사하:(솔아인가?! 고개 돌려서 창문 밖 봐요!)
복도로 나있는 창문 앞에 서있는 사람은...
민솔아:...~!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그곳에는 어제와 같은 곳에 서서 사하를 향해 손을 흔드는 솔아가 서 있습니다.
소란스러운 반을 밖에서 쭉 둘러보던 솔아는 사하에게 복도로 나오라며 손짓합니다.
연사하:(?)(쫑쫑쫑 나갑니다)
딱히 상관없겠죠. 자습시간에 선생님도 나갔고, 실제로 몇몇 학생은 복도에 몰래 있는 것 같습니다.
솔아를 보기 위해 교실 밖으로 나가기 전, 사하의 옆으로 게시판이 지나칩니다.
핀으로 꽂은 유인물이 사하의 몸짓으로 생긴 바람에 맞춰 살랑 살랑 움직입니다.
<유인물>을 한번 더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기이한 유인물을 다시 한 번 더 볼건가요?
연사하:(봅니다... 나한테만 멸망이랑 반복같은 내용이 보이는 건가?)
<유인물> 에 적힌 안내글은 어제와 조금 달라져 있습니다.
....
연사하:(...?!)
10년 후의 미래가 8년으로 바뀌었습니다. 산치체크, 0/1.
연사하:어?
갑작스럽게 당겨진 멸망에 불안감을 느끼나요?
8년이라니. 대체 이유가 뭘까요? 분명 10년후여야 하는데...
이유를 알 수 없던 지구의 마지막이 2년이나 앞으로 당겨졌습니다.
연사하:(나가기 전에 옆자리에 앉은 학생한테 조용히 콕콕 찌르고 물어봐요)(혹시 탈수 윗줄에 뭐가 보이는지)
옆자리 학생: 탈수 윗줄? (봐요) 물을 많이 마시되 카페인이 들어가거나 너무 단 음료, 주류 등은 마시지 않도록...(읽다가 터집니다.) 아니 학생이 뭔 술을 마셔~
진짜 웃긴다, 그치? 하는 표정으로 사하 봐요.
연사하:(...????) (...) 그러게! 누가 술을 대놓구 마셔... 학교유인물에다 뭐하러 썼지?
사하가 유인물 앞에 서서 밖으로 나오지 않자 솔아가 한번 더 창문을 두드릴려는 순간 밖에 나오는 사하와 마주칩니다.
밖으로 나가자 더운 바람이 훅 끼쳐옵니다.
교실 안에만 있어서 잘 몰랐는데, 여름의 더위가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두드릴려던 손을 내려놓더니 사하의 뺨에 차가운 물병이 닿습니다.
민솔아:...덥지? (장난스럽게 웃어요.)
연사하:차가! (파다닥 떨어요) 응, 엄청 덥다... 집에서 얼려온 거야?
민솔아:당연하지! 이게 없으면 나 여름 못버텨!
얼음이 들어있는 물병을 솔아가 장난스럽게 사하의 뺨에 댄 채 웃습니다. 사실 달아오르는 이 더위의 근원지는 바로 앞에 있는데 말이죠.
민솔아:아까 봤는데, 사하 너네도 수업 안하지? 교무실 심부름 가는 길에 생각나서 들렀어. 강당에 의자 놓아야된대. 같이 가자.
방학식은 뜨거운 햇빛을 피해 강당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내일을 위해 의자를 놓아두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하기엔 옮길 의자가 많다며 솔아가 사하에게 부탁을 합니다.
연사하:응, 응... 잠시만, 나 선생님께 허락받고 올게.
민솔아:괜찮지 않아? (흥흥 웃어요) 그럴 줄 알고 아까 교무실에서 너네 수업 선생님 계셔서 먼저 선수 쳤는데 된대~
연사하:(!) 빠르네, 솔아~... 가자, 그럼!
철두철미한 솔아. 그만큼 강당의 의자가 많음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죠.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수업은 없고. 반은 소란스럽고. 선생님 허락도 이미 맡았고. 눈 앞에는 솔아가 있으니까요.
민솔아:(뿌잉뿌잉~)
둘은 강당으로 향합니다. 푸른색 복도를 넘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본건물과 이어진 강당으로 가는 길은 멀지 않지만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끼이익-
열려있는 강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다란 공간이 둘을 맞이합니다.
이미 몇 명이 앞줄과 뒷줄의 의자를 놓아두고 간 모양입니다. 강당 뒤에는 펼쳐 두어야 할 의자들이 접혀진채 놓여져 있습니다.
솔아가 의자들을 세우며 두번째 줄로 향합니다. 남은 곳은 다섯번째 줄. 여덟번째 줄...
민솔아:저쪽에 의자 놔줘. (착착 의자를 놓아요)
연사하:(끄덕끄덕하고 가서 다섯번째 줄부터 의자를 놓아요!)
민솔아:음음. 힘들면 말해. 선생님도 내가 너무 잘 돌아다녀서 시킨거지 너한텐 안시켰을 수도 있으니까. (계속 의자를 놓으며 수다를 떨어요.)
연사하:그래도 왔으니까, 해야지... (잠깐 생각하다가 조금 넋나간듯한 목소리로 답해요) 여름방학에 뭐할지랑 나중에 뭐하고 싶은지. 나는 그냥 구체적인 것보단, 즐거운 게 하고 싶더라...
민솔아:아하 여름방학~ (도도도 다음 의자를 정렬해요) ...방학 때 보고 싶을거야. 너무 아쉬워하지 마. 방학 끝나고도 만날 수 있으니까. 내가 아주 멀리 가는 것도 아닌데.
솔아의 웃음소리와 발소리가 빈 강당 안에서 울려 퍼집니다.
음, 맞아요. 조금 달라진 여름에 당황스러웠을 뿐, 여름만이 계절이 아닙니다.
솔아와 사하의 관계는 다른 계절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이 아닐 뿐이죠. 둘의 우정은, 쉽게 바스라지지 않을테니까요.
민솔아:사하한테 있어서 즐거운 건 뭐야? (문득 궁금하다는 듯 말해요.)
연사하:(생각하느라 솔아보다 느려진 작업 서두르며 이것저것 꼽습니다) 솔아랑 노는 거랑, 어딘가 놀러 가는거, 또... 모르겠네, 남들 재밌어하는 건, 다 나도 즐겁지 않을까?
민솔아:나랑 노는 게 그렇게 재밌어? 다른 친구들이랑도 많이 놀아줘~ (사하의 말을 듣곤) 남들이 재밌다는거라... 역시 노는 게 제일 좋아네!
연사하:(아하하,) 솔아는 내 친구들 중에서 제일 활발하고 제일 나랑 반대인걸. 그러다보니까 다른 친구들보다도 더 즐거운 걸지도 몰라.
민솔아:세상엔 참 많은 사람이 있는데 이렇게 반대일줄이야... 그래도 사하 너, 꽤 활발하잖아. 안그래?
평화로운 대화가 이어집니다. 강당에 놓인 의자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는 바닥에 얽혀 거미줄같이 퍼져 있고 그 위로 둘의 모습이 방향을 달리한 채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연사하:(속으로 생각합니다. 솔아 너보다야.)
민솔아:(그런 사하를 보며 '?' 표정을 짓습니다. 텔레파시는 안통했나 봅니다.)
두번째 줄에서 첫번째 줄로 가는 걸음. 다섯번째 줄에서 세번째 줄로 가는 걸음. 왼쪽으로, 혹은 오른쪽으로. 앞으로. 뒤로.
우리들이 밟았던 바닥을 표시할 수 있다면 분명 꽤 아수라장이 되겠죠. 두번째 줄 마지막 의자를 놓으면서 솔아가 문득 말을 꺼냅니다.
민솔아:...그 때. 죽게해서 미안해.
♪BGM : https://youtu.be/eEU2Br8mNJc
연사하:...어?
솔아의 목소리는 이 넓은 강당을 울리기엔 너무나 작았지만 다섯번째 줄에 서 있는 사하에게는 매우 또렷합니다.
그때라니. 언제를 이야기하는거죠?
사하는 놀랐지만. 어쩌면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사하가 죽음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억은 한 번입니다.
10년 후의 미래.
연사하:(...지금 첫 고3이라면, 아마 합동체육수업 반대항 경기라거나, 그런 걸 얘기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바로 전전날 한번 죽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10년 후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민솔아:...
철제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납니다. 강당 창문을 가려 놓았던 얇은 커튼이 흔들릴 때마다 작은 입자 먼지들이 햇빛에 모습을 드러내다가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민솔아:많이 아팠어? ...당연히 그랬겠지. ...있잖아 사하야, 너도 알고 있지? 10년 후에 어떻게 될지.
또박또박한 발음, 10년 후. 사하는 기시감과 함께, '관찰력' 판정.
연사하:
◆:(실패 받아들이나요?)
연사하:(저는 알아야겠어요.)
◆:(행운 4깎아주세요.)
연사하:(60-56)
좋아요.
솔아의 말 한마디에 강당 안에서 불어오던 바람의 방향이 바뀐 것만 같습니다.
어떻게 솔아도 미래를 기억하고 있는걸까요? 강당 벽에 붙어있는 달력이 보입니다.
푸른 달력은 여름의 어느 날을 가리키고 있었고, 바람에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적힌 글자를 또렷하게 내보입니다.
적혀있는 글자는...
...[멸망이 시작되기까지 앞으로 6년]
연사하:(달력의 날짜는 내일인가요?)
내일인 거 같습니다. '방학식'이라고 쓰인 달력 아래, 유인물에 프린트된 그것과 같이 쓰여있습니다. 6년 뒤. 세상은 멸망함을 알려줄려는 걸까요?
연사하:(...10년 뒤였을 텐데, 지금 달력은 뭐고, 솔아는 또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솔아야,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나, 잘 모르겠어.
민솔아:정말? (약간 슬픈듯 아닌듯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이내 표정을 지우고 평소와 똑같은 표정으로 말해요.) ...나도 알아. 우리가 10년 후에서 왔다는 걸.
솔아도... 솔아도 알고 있었습니다. 10년 후를,
10년후에 겪게 될 미래를. 의자에 두 팔을 기댄 채 솔아가 웃으면서 말합니다.
민솔아:그야, 너 방과후에도 엄청... 이상했어. 기억나? 꼭 일사병 걸린 것 마냥.
연사하:그건 그냥, 네가 세상이 망하고... 그런 얘길 하니까.
민솔아:...보통 고3들은 그런 말 들어도 흘겨 보내잖아. 오히려 시험 전 날일 수록 흥미롭게 들을걸? (미소를 멈추지 않고 말합니다.) ...그냥. 그냥. 뭐든지. (사하의 말에 제대로 된 말을 못하는듯 입술만 달싹이다가) 몇 번이라도.
너무 많이 죽었다니. 사하는 솔아의 말을 도통 이해 할 수가 없을겁니다.
당연합니다. 사하의 기억에는 10년 후. 그러니까, 단 한 번의 죽음밖에 남아있지 않은걸요.
연사하:아니, 전혀...(미끄러지듯 의자에 주저앉고) 난 한번밖에 몰라.
민솔아:...-
연사하:농담이지?
다시 머리가 아파옵니다. 어제와 똑같은 증상입니다. 맥박이 빨라지고 심박수가 높아집니다. 어지럽고 흐릿한 시야. 솔아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솔아가 사하를 차분히 의자에 앉힙니다. 높은 체온을 가진 사하의 피부 위로 솔아의 손바닥이 닿았다가 떨어집니다.
솔아는 자신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사하의 앞머리를 넘겨줍니다. 둘의 시선이 오고갑니다.
사하, '듣기' 판정
연사하:
◆:(왜 아깝게)
연사하:(강행해요!!!!)
◆:(롤!)
연사하:
좋아요...
솔아의 작은 목소리가 강당에 울리기 시작합니다.
민솔아:몇 번이나 세상이 끝나고 다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어... 사람들은 무너지는 지구를 다시 돌려놓기 위해 과거로 시간을 돌렸지만... 언제까지 우리가 과거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물어볼 것이 많습니다. 물어봐야 하는 것도요.
하지만 열기로 둘러쌓인 사하의 머리에는 기억되지 못했던 장면들이 끊임없이 상기되고 있습니다.
세번째 멸망했던 지구. 네번째. 일곱번째. 열 두번째. 스물 한번 째 …그리고 그때마다 봐왔던 솔아와 자신의 '달라진' 모습들.
스물 초반의 모습. 스물 다섯 때의 모습. 갓 성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
그때마다 반드시 '지구는 멸망해서' 우리들은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왔습니다. 아마 지금의 모습도 그 '돌아온' 과거일테죠.
산치체크입니다. 0/1
연사하:
사하의 안색을 보곤 솔아는 그나마 안도의 숨을 쉽니다.
...돌아온 과거. 그때마다 솔아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사하의 손바닥에 인사말을 적곤 했습니다.
지금 이 지구가 무너져 내려도 우린 또 다른 과거에서 또 다시 볼테니까.
너무 많은 정보들로 시야가 어두워집니다. 열사병의 증세처럼. 스스로의 심장소리가 귓가에세 쿵. 쿵. 널뛰기를 하듯 들려오고 올라간 몸의 열 때문에 온 몸이 화끈거립니다.
민솔아:...조금 자둬.
솔아의 다정한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사하는 그대로 정신을 잃습니다.
-
♪BGM : https://youtu.be/2iG-ZtB8RD4
누군가가 사하의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얇은 글씨를 쓰고 있습니다.
눈을 떠서 보고 싶지만 쏟아지는 잠은 유혹적이고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어디... 뭐라고 쓰고 있는거죠? 집중하여 손에 쓰고 있는 글자를 어림잡아보면... 감촉에 나타나는 글자는…
' 내일 만나자 '
...
사하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연사하:(눈비비다가... 정신차려요)(오늘 며칠이지? 학교는? 솔아는?)
주위를 둘러보면 이곳은 학교 보건실입니다. 하얀 베개와 이불이 사하를 덮고 있습니다. 다섯개의 보건용 침대가 놓여있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날은... 조금 저물었네요.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나봅니다. 솔아는... 안보이네요.
연사하:(...부끄러워짐)(잠깐 잠든 거구나...)
몸은 좀 괜찮나요?
연사하:(몸은 아프지 않아요.)
사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밖으로 나가 3학년 2반으로 간다면, 책상에 앉아 계시던 보건 선생님께서 사하를 맞이합니다.
보건 선생님: 어딜 그리 급하게 가니? 몸은 좀 어때? 많이 피곤했나보네.
연사하:네, 네... 더워서요, 조금... 혹시, 솔아... 그, 보라색 머리 여자애가 데려다줬나요?
보건 선생님: 그래 맞아. 솔아가 널 업고 여기까지 왔어. 방금전까지 네 옆에 앉아있었는데 교무실에서 부르길래 잠시 자리를 비운 참이야.
연사하:아, 교무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교무실로 달려갑니다!)
보건 선생님: 그래 그래. 열사병 주의하고.
달려가는 사하를 보고 조심하라고 일러줍니다.
그렇다면 손바닥에 내일 보자고 쓴 사람은 솔아군요. 또 그렇게…
복도로 나오자 또 다시 여름의 습도가 사하를 감싸 안습니다.
교무실로 가는 복도에 있는 투명한 유리창문 밖에선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있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학교를 감싸고 있는 푸른 나뭇잎들. 위험한 직선과, 교차하는 선들을 가진채 존재하는 그림자들.
우리들의 10년 전 여름은 이렇게 푸른데 왜 10년 후의 여름까지 푸를 수는 없는걸까요?
교무실로 달려가는 사하를 멈추는 건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 한 명이었습니다.
학생: 야, 연사하. 어딜 그렇게 급하게 뛰어가?
연사하:솔아 찾으러...! 왜? (질문을 받으면서도 맘은 다른 곳에 가 있는듯 건성으로 답합니다)
그 학생은 솔아와 사하가 친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대뜸 사하에게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을 건넵니다.
학생: 그래서 그래? 안됐다... 하필이면 여름 방학 때 전학을 가게 됐으니... 졸업이라도 하고 가면 얼마나 좋아? 그래서 전학 가기 전에 인사할려고?
연사하:전학? 무슨 말이야, 솔아가 전학을 왜 가... 무슨 고3이 여름방학에, 전학을... 잘못, 들은 거 아냐...?
학생: (...얼레. 모르고 있었나? 갑자기 눈을 데룩데룩 굴립니다.) 사하 너 몰랐어? 민솔아 전학가는 거?
연사하:아니, 말이 안 되잖아...
학생: 아니... 이게... (머리를 긁적입니다.) 아니... 우리 반에도 선생님이 알려줬는데? 너 모르고 있었어?
연사하:솔아 그런 얘기 안 했단 말이야...! 그, 그냥 집안사정때문에 어디 갔다온다고...
학생: (우와... 초 부담...) 아...아 몰라~ 너 강당에 일 도왔다매? 그래서 못들었나보지! 몰랐다면 미안.
그 학생은 솔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번 여름 방학때 솔아가 다른 곳으로 완전히 전학을 가버린다는 사실을요.
지금 교무실에서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하를 제외한 학교 아이들은 솔아의 전학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확실히 다릅니다. 사하가 기억하는 10년전의 과거와는.
그렇다면 다시는 보지 못하는걸까요? 다시는 만나지 않으려고 그러는걸까요?
학생은 미안하단 표정과 함께 유인물을 건네줍니다.
학생: 이거. 선생님이 준 거. 너 반에 없어서 대시 전하러 왔어.
연사하:(힘없이 유인물 받아들어요)
힘없이 받아든 유인물의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하, 산치체크 0/1.
연사하:
◆:(눈 부비. 먼저 누른 걸로 칠게요.)
연사하:(좋아요...)
지금은 유인물의 내용에 혼미할 이유는 없죠.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요. 그렇죠 사하?
그렇지만 눈에 들어오는 4년.
세상은 빠르게 멸망을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왜 멸망이 이렇게 가까워지는 걸까요? 과거는 확실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는 분명 사하 당신과, 솔아가 있겠죠.
솔아를 만나야겠습니다. 만나서, 무슨 이유든. 어떤 말이든 들어야되지 않겠어요?
멸망이 더 가까워지기 전에. 우리의 여름이 이대로 끝나기 전에.
연사하:(...그래요, 얼른 솔아를 찾아서...)
우선... 교무실에 있다고 하니 교무실로 가볼까요?
연사하:(교무실로 마저 갑니다. 뛰는 대신 걸어서.)
근처였으니 걸어도 금방 도착했습니다. 사하는 교무실 안에서 들려오는 선생님과 솔아의 대화를 듣습니다.
대화를 들어볼려면 '듣기' 판정.
연사하:
선생님: 너무 갑작스럽게 가게 된 거라 친구들한테 제대로 인사도 못하겠네. 아이들하고 인사는 다 했어?
민솔아:괜찮아요. 다하고 왔어요.
선생님: 그래. 내일 방학식엔…
다 하고 왔어요, ... '다'하고 왔어요. 그렇게 말하는 솔아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연사하:(나는.)
선생님: 가는 김에 이것 좀 미술실에 놓아두고 갈래? 내일 방학식에 사용할건데 교무실에는 자리가 없어.
민솔아:네. 알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교무실 문을 열고 선생님께 인사하는 모습이 보여요.)
"가볼게요." 솔아의 인사가 지나자 교무실 문이 열립니다.
교무실 안에서 나온 솔아와 앞에 서 있던 사하가 만납니다. 솔아는 아무 말도 없이 사하를 바라보더니, 그림자의 방향이 달라질 때 "몸은 괜찮아?" 라고 묻습니다.
솔아의 표정은 …담담해보입니다. 슬퍼하지도않고, 미안해 하지도 않는것 같습니다.
사하는 어떤 말을 건낼건가요?
연사하:...솔아야, 전학간다는 거.
민솔아:몸은 괜찮나보네. 그런 말 먼저 하는 거 보면. ...알고있었구나?
사하가 알던 10년 후의 솔아는 이러지 않았는데. 10년 전, 여름에 서 있었던 솔아의 모습은 분명 이렇지 않았습니다.
민솔아:...미술실 가야되는데 같이 갈래?
솔아는 또, 자꾸만 같이 가자고 말합니다. 집으로. 강당으로. 미술실로. 학교 어디로든.
연사하:...응.
손을 잡는 사하를 보더니 아무 말 없이 희미하게 웃으며 다른 손에 박스를 들고 있는 솔아는 먼저 걸음을 뗍니다. 미술실로 말이죠.
소란스러웠던 학교가 잠잠해진 것만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아무도 없는 빈 학교 안을 걷고 있는걸까요?
창 밖을 바라본다면, 운동장을 가로질러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운동장에 서 있던 골대와 나무들이 길게 늘어집니다.
해는 다시 아래로, 아래로 ….파란색이었던 우리들의 모습은 다시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얼룩덜룩입니다.
실수로 누군가 어지럽히고 섞어 놓은 것 같은 붉은 물감이 묻혀진 것만 같은 모습으로 미술실 문이 열립니다.
미술실에 들어온 솔아는 선생님께서 건네 준 박스를 책상 위에 올리고 하나 둘 정리를 시작합니다.
물어야 할 게 많지 않나요? 사하가 들고 있던 유인물에 적혀있는 멸망의 시간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정말 모든 게 변할지 몰라요. 변한 채로 아무 의미도 없는 지구의 끝을 보게 될 지도 모릅니다.
민솔아:사하야, 몇 년 남았어? 세상이 다시 끝나기까지 말이야.
하지만 이번에도 사하 보다 솔아가 빨랐습니다.
민솔아:(사하의 말을 기다리며 박스를 정리해요.)
연사하:4년...
민솔아:...어째서?
연사하:이거, 탈수 윗 줄... 보여? (조금 전에 받은 유인물 내밉니다.)
민솔아:...반복되기까지 앞으로... 4년. (솔아는 읽히는지 천천히 읽습니다.)
선생님이 건네준 박스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흰 도화지에 크레파스나, 물감. 먹과 색종이 같은 것들로 꾸며놓은 다양한 그림들이 솔아의 손에서 정리되었다가 사라졌다가, 펼쳐졌다가를 반복합니다.
꿋꿋하게 정리를 하며 우리들의 사이가 그때처럼, 되돌아 갈 수 없다는 것처럼. 그렇게 말합니다.
민솔아:세계를 멸망하게 만드는 존재는 다음 멸망을 위해 항상 다음 사람을 찾고 있거든.
연사하:왜...? 왜 나야?
민솔아:...잘 들어 사하야. (결연하게, 그렇지만 불안정한 떨림이 입술 사이에 새어나옵니다.)
반복되는 지구의 멸망은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인간의 능력에서 한참 벗어난 일이니까요.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위협적인 존재들에게 지구의 시간은 너무나 짧습니다. 그 존재들은 지구가 산산 조각이 날 때까지. 어쩌면 사람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까지 계속해서 멸망을 반복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들은 그때마다 과거로 돌아오겠죠. 예정 되어 있는 멸망을 다시 겪기 위해서.
민솔아:..그 사람들은 전부, 전부 그랬어. 다시 과거로 가길 원했고, 과거로 갔어. 그 사람들 다음이 나였고, 그리고 다음은 너... 연사하, 너란 말이야...
이 반복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사하도 알다시피 솔아는 많은 시간을 반복했습니다.
그때마다 세상은 또 다른 방법으로 무너졌고 솔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단지 그런 존재에게 빌면서 다시 되돌아가는 것 뿐.
그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는 솔아를 어떻게 다 이해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다음 대상이 사하. 당신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솔아가 그냥 넘길 수 있을까요?
연사하:...
...어제를 기억하나요? 멸망을 기억했던, 불안했던 하루, 집에 돌아왔어도 언제 멸망할지 모르는 하늘을 바라봤던 방과후.
연사하:나는 그냥 도망치는 것밖에 할 수 없는데...
민솔아:...
불안한, 일사병 같이 어지러웠던 그 날이 반복되고 곧이어 줄어듭니다.
민솔아:...사하야. 이전에 사람들이, 내가 왜 멸망을 받아들이지 않고 과거로... 간 이유를 알고 있어?
연사하:(...고개만 젓습니다.)
민솔아:...다들 행복을 원했어. 자신의 행복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의 행복.
연사하:...
민솔아:...싫어! 싫다고! 내가 모르진 않아! 너랑 지낸 날이 얼마나 많은데! 넌... 넌 두려워했어... 언제 멸망이 올지... 두려워했잖아!
연사하:어, 어차피 다음 사람은 나라며. 그럼 그럴 날은 없는 거잖아... 어차피 돌아오니까! 오지도 않은 날을 조금 뒤로 미루면 어때서.
민솔아:...돌아오겠지.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기억하지 못할거야. 지금 이 시간을 기준으로 다음 멸망이 몇 번이고 반복해도 지금만 기억할지 몰라. 그래도... 나 역시 멸망과 다시 돌아온 걸 알고 있으니까... 같이 있으면 분명히... 멸망일은 당겨지겠지. 그런거야! 부조리하지만 그런거라고!
연사하:...나는 몰라. 네가 지금까지 어떤 멸망들이랑 어떤 사건들을 겪었는지,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너랑 겪은 이상한 사건은 그 수업시간이 다니까...
민솔아:...나에게서 떠나. 내가 할 말은 하나야. 우리 둘이가 같이 있으면 멸망은 다가와. 알고 있지?
연사하:...있잖아, 솔아야. 내가 생각해 봤어. (손 떼고) 카톡해도 돼? 전화는? 영상통화는? 꼭 직접 만나지 않으면서, 계속 친하게 지내는 방법도 있는... 거잖아.
민솔아:떠난다는 의미를 알고 있지. 기억에서 없애는 거야. ...한줌 바스라진 추억이니까. 잊는거야. 우정을, 나를, 너를. 마음에서 없애는 거야. 우린... 세계로 본다면 인과율이 이상한 사람인거잖아. 마음으로 이어져있다면 결국 다를 바없어. ...그래서 너한테 전학 간단 얘기도 하지... 않은 거고.
마치 잔인한 선고처럼 말합니다. 잔잔한 말 위에. 눅눅하고 서늘한. 열기조차 다 빠진 기운만 서립니다.
적어도 지금이 아닌, 우리의 다음 과거를 위해서. 과거는 반복될 겁니다.
사람들은 '멸망' 에서 멀어지기 위해 더 오래된 과거로 가고 싶어했고 솔아 역시 '멸망'에서 10년 전의 과거를 선택했습니다.
알아요. 여기서 우리가 영영 이별한다면, 다음 과거에서도 이별이겠죠. 그 과거에서도 안녕이라면 그 다음 과거에서도 만나지 않을 겁니다.
민솔아:...(그저 고개를 숙일 뿐입니다. 고개 들기에도 너무나 부끄러운, 그런 죄를 지은 것 마냥.)
연사하:(드물게 솔아가 풀죽어있는 모습이라, ...다가가 한번 안아주고 등을 토닥토닥 두드립니다.) 아냐, 나는 이건...
민솔아:...몰라... 그런 일이 일어날리 없잖아. 세상은 이상한 것들 손바닥 위에 굴러가는 털실뭉치랑 같은 거야.
솔아의 목소리가 흔들리고, 떨리는가 싶더니 후두둑. 눈물을 떨굽니다.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면서 우는 솔아의 모습 뒤엔, 어제와 같이 선명한 노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생의 마지막에서 분명 네가 생각나겠지만 다음 생에는 너와 내가, 누구도 기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서로를 생각하며 끝을 맞이하는 건 전혀 낭만적이지 않으니까요. 그게 끊임없이 반복된다면 더더욱.
새삼스럽지만 그 모습을 보면, 솔아는 되풀이되는 삶에 이제 희망이 아닌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흘러가는 우리의 여름이 너무,
뜨겁습니다.
...사하는 어떻게 하나요?
연사하:(당장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그냥... 미술실에 있는 휴지를 가져와 솔아의 눈가에 대줍니다.)
민솔아:...(휴지를 대어주는 그 상냥함을, 두 번 다시는 못느끼겠죠. 그걸 아는지 조용히 휴지를 잡습니다.) …미안해. 내일 보자. 나도 참, 네 기억에 있었던 때에는 스물 아홉이었는데 눈물 하나도 못 그치고...
멈추지 않은 눈물에 당황했는지, 솔아는 정리하던 물건들을 내버려둔 채 사하를 지나쳐 미술실 밖으로 나갑니다.
오늘은 집에 데려다 주겠다는 말이 없습니다.
내일 또 보자는 말을 우리들만 알아 볼 수 있는 말로 손바닥에 적는 행동도.
웃으며 헤어지고, 내일을 기약하던 그 인사도.
노을에 길어지던 우리들의 그림자도.
달아오른 온도와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도…
노을이 지는 창 밖의 풍경을 사진처럼 담은 미술실 안에 홀로 남은 사하는 정말 내일, 솔아를 볼 수 있는걸까요?
우리들의 여름이 이렇게 끝나도 괜찮은걸까요? 다시 마주할 과거를 위해서?
사하는 깨닫습니다.
사하가 들고 있는 '유인물'이 가리키고 있는 멸망의 시간이 어느덧 새로 덧칠되듯 이제 고작, '2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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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에 집으로 가기 위해서 교문을 보면 이제 아무도 없습니다.
솔아는 언제 집으로 간걸까요. 적막한 학교. 눈치없이 후덥지근한 하늘. 져가는 노을.
사하는... 집으로 가겠죠? 어제는 자전거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솔아와 실없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갔는데,
세상이 너무 이질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운명이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사하는, 혼자서 이 거리를 걸어야되는 걸까요?
...
집에 도착했습니다. 여전히 10년, 아니, 2년 뒤에 올 멸망을 모르는 세상입니다.
사하는 방으로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게 있나요?
연사하:(솔아에게 톡을 남겨요. 내일 보자고...)
톡을 남기자...
1
사라지지 않는 숫자가 화면에 계속 맴돕니다.
연사하:(사라지지 않는 1을 보다가 화면을 끄고 폰을 덮은 뒤 씻으러 들어갑니다.)
씻고 방으로 가면, 어둑어둑한 방 안 창문으로 여름의 별자리가 보입니다.
우리의 푸르렀어야 한 여름이, 불타오르듯 붉어지고 이내 쓸쓸히 어두워집니다.
오늘 일이 마음에 걸리나요?
사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온통 이해하기 힘든 상황, 부조리한 선택에서 사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문득 너무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솔아의 물기 머금은 말에서 나온 것은 ‘사하의 행복’
그러기 위해서 멀어지는 선택 자체가, 사하는 행복한가요?
연사하:(...내가 미리 가서 빌면 안되는 거야? 그... 솔아가 가서 빌었다는 그거한테.)
먼저 간다해도, 천천히 다가오겠죠. 사하가 멸망을 택할지 과거로 되돌아갈지를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한낱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커다란 운명에 숨이 막혀도,
우울한 사하를 비추는 건 밤하늘 뿐입니다.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는 밤하늘 뿐입니다.
사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연사하:(우리 둘 다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사위를 굴려보고 싶다는 생각 중이죠...)
네. 좋아요. 어떤 걸 하고싶나요?
연사하:(좋은 방법이 있을까 최대한 머리를 굴려봐요.... 지능?)
굴러보세요.
연사하:
사하의 기억에 남은 솔아.
요 며칠 동안 보였던 솔아는, 정말 제멋대로였습니다.
당연할 수 밖에요. 시간은 반복되고 그렇게 마모되고 바래진 기억과 닳아버린 신념은 고집만 남게 했습니다.
소통의 단절, 자신이 떠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제멋대로인 결론.
연사하:(정말, 내가 아는 솔아랑은 조금... 많이 달랐죠.)
반복됐지만 체감 시간은 정말 많이 흘렀을 테니까요. 몇 번의 여름이 지나갔는지 세어보는 것도 지치겠죠.
사하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그걸 솔아에게 말해준다면 납득해줄지도 모르겠죠.
연사하:(...나는, 그냥. 10년이 반복돼도 좋은데. 둘이서 즐겁게 살 수 있으면. 이건 내가 단 한번의 반복만 겪었으니까 하는 말이겠지.)
언젠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다해도, 모래사장 위에 글자를 적어내리듯.
우리들의 추억을 쌓을 수 있다면, 행복할텐데 말이죠.
내일, 내일밖에 시간이 없겠죠.
마음을 다시 정리했다면, 이제 잘까요?
연사하:(선풍기를 켜두고, 이불을 반만 덮은 채 눕습니다.)
잘 자요, 사하.
...
사하는 꿈을 꿉니다.
멸망을 피해서 과거로 도망치는 사람의 꿈을 꿉니다.
언젠가 적어내렸던, 여름을 피해서 겨울로 도망치는 사람의 일기.
결국 그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뒤죽박죽 물감을 어지른 것처럼 몸이 바뀝니다. 사하였다가, 모르는 사람이었다가, 솔아가 되는 꿈을 꿉니다.
여름은, 멸망은 속절없이 뒤따라와서 모든 것을 불태우고, 메마르게 합니다.
모든 것이 붉고, 노랗습니다.
유일하게 푸르른 것은 채찍질해서 멍든 두 다리뿐. 그리고 유일하게 똑같은 것은 곁에 아무도 없이 혼자 달리는 것뿐.
솔아였던 사하는, 마지막으로 사하 자신이 됩니다.
그럼에도 여름은 멈추지 않고 찾아오고, 겨울은 저 멀리 있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푸름. 타오를 것만 같은 붉음.
결국엔 여름에게 따라잡히는 운명이 서글퍼서.
...
잘잤나요? 사하.
연사하:...(일어나기 싫어서 침대에서 괜히 늦장을 부립니다.)
그래도 일어나야죠.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갑니다.
연사하:(솔아에게 보낸 카톡을 읽었는지 확인하고 나갈 준비...)
여전히 숫자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
♪BGM : https://youtu.be/2iG-ZtB8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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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학교는 예상대로 떠들썩합니다.
학생들은 교실에 모여 여름 방학식을 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하 역시 마찬가지겠죠.
하지만 오늘 학교에서 사하는 솔아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학교에 나오지 않은 걸까요? 아니면 사하를 피하고 있는 걸까요?
사하와 솔아가 만나지 않자 유인물에 적힌 멸망의 시간은 줄어들지 않고 여전히 2년입니다.
이대로라면 솔아의 말대로 10년까지 되돌아가겠죠. 10년 뒤엔...
…한껏 높은 습도와 온기를 자랑하던 교실 안 스피커에서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곧 강당에서 여름 방학식을 할 예정이니, 학생들은 모두 강당으로 모여주세요. 다시 한 번 알립니다. 곧 강당에서 여름 방학식을 할 예정이니, 학생들은 모두...’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송에 반에 있던 아이들이 우르르 빠져 나갑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시고 소란을 잠재웁니다.
반 아이들의 표정은 오색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기대와, 흥분과, 행복으로요.
사하도 가야겠죠? 방학식에 빠질 수는 없으니까요.
연사하:(...좋겠다.)
사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선생님께서 사하를 부릅니다.
선생님: 사하.
연사하:어, 네...?
선생님: 미안하지만, 미술실에 가서 제출했던 숙제들을 가져올래? 미술 선생님께서 미술실에 놓아두셨다는데 바빠서 가져오지를 못했거든. 방학식에 맞춰서 애들에게 나눠 줄 예정이야.
어제 솔아가 미술실에 놓아두었던 그 박스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연사하:...아.
선생님: 그럼 부탁해. 강당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선생님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들뜬 아이들을 데리고 강당으로 이동합니다.
연사하:(어쩌다보니 무리와 반대로 움직이게 됐네... 미술실로 이동합니다.)
...미술실에 가면 솔아가 있을까요? 그렇게 울면서 가버린 솔아의 얼굴을 다시 마주하는 것도 어찌보면 꺼림직한 일이 되겠지만요.
미술실에 들어가자 어제와 똑같은 풍경이 보입니다.
나란히 놓여진 의자와 책상들. 아무도 없는 미술실 내부. 다른 게 있다면, 창 밖에는 저물어가는 노을이 아니라 새파란 하늘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
연사하:(...솔아가 있다면 좋을텐데... 어제 여기 있었던 솔아의 모습을 기억하려 애쓰다가 박스나 찾아봅니다.)
사하는 탁자 앞으로 가 솔아가 어제 정리해서 놓아둔 내용물들을 챙깁니다.
그림들과 글의 주제는 전부 '멸망' 에 관한 것입니다. 왜 이런 것들만 있죠? 이제는 이런 것들까지 바뀌어버린 걸까요?
생각을 해보고 싶다면, 사하. '지능' 판정
연사하:
"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
며칠 전 교실에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연사하:...포도나무.
아. 그때 말씀하신 내용은 '멸망' 이었죠. 숙제로는 ‘여름’이었지만 미술은 멸망을 주제로 했나봅니다.
우리에겐 이제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이겠지만요.
일렁, 일렁... 아지랑이처럼 나풀거리는 종이가 박스 가장 구석에 향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내용물을 살피고 싶다면 '관찰력' 판정.
연사하:
◆:(...)
연사하:(강행 되나요?)
◆:(네.)
연사하:
◆:(네.)
연사하:(...)
◆:(패널티 누적되면 애가 죽을텐데요 선생님)
사하는 가져 갈 숙제들을 정리합니다. 많은 그림과 글들이 놓여있습니다.
살펴보기 위해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정리하던 박스는 엎어지고 미술실 바닥은 종이로 이루어진 바다가 되었습니다.
다시 정리할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
연사하:(더워... 대강 모아서 박스에 쏟아넣습니다.)
얼핏 박스 가장 아래에 낯선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지만 이 많은 작품들을 하나 하나 살펴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도 살펴보나요?
연사하:(볼 수 있으면 봅니다.)
종이의 바다 속에 <원래 여름이란, 파도를 건너가는 것> 이라고 적힌 제목을 발견합니다.
푸른 하늘과, 구름이 그려진 곳은 학교 운동장. 그리고 누군가의 뒷모습.
...
연사하:...
우리는 반복되는 시간 속에 존재합니다.
우리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이 더위. 혹은, 절망스러운 미래에 갇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곳에서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벗어날 수 없다면 슬퍼하기만 해야 하나요?
달라질 수 없다고 이미 만나버린 우리가 이별해야 하나요?
솔아를 만나러 가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림 안에 그려진 두 사람의 존재를 사하는 이미 깨달았을 테니까요.
푸른 하늘 아래의 두 사람. 사하가 기억하던, 10년 전 우정을 속삭였던 그 때.
솔아는 담아둘 것입니다. 무사히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모습을. 멀리서, 운동장에서.
그리고 제멋대로 짐을 싸고, 나가겠죠. 여름 하늘을 등지며.
이전과는 다른 헤어지기 위한 방향으로요.
연사하:(이름도, 학적사항도 적히지 않은. 제목만 있는 그림을 꺼내 손에 쥐고, 서둘러 창밖을 둘러봅니다. 민솔아가 있지는 않은지, 어디서나 눈에 띄는 보라색 단발이 있지는 않은지...!)
창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미술실이 있는 곳은. 강당도, 운동장도 떨어져 있기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지랑이로 일그러진 화단만 보입니다.
상자 안에서 종이 한 장이 떨어져 창가에 가단 사하의 발에 밟힙니다.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건, 예의 그 유인물입니다.
여전히 2년.
아직 멸망까지 2년이 남았습니다.
사하가 지금 솔아를 만나러 가면 시간은 다시 줄어들겠죠. 이번에는 몇 년이 남을까요?
10년에서 8년으로. 8년에서 6년으로. 6년에서 4년. 4년에서 2년. 2년에서
…다음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전에 사하가 말했듯. 남은 시간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연사하:지금 당장으로...
고요한 미술실을 가득 채우는, 다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곧 강당에서 여름 방학식을 할 예정이니, 학생들은 지금 모두 강당으로 모여주세요. 다시 한 번 알립니다. 곧 강당에서 여름 방학식을 할 예정이니, 학생들은 지금 모두 강당으로 모여주세요.’
솔아를 만나러 가는게 맞을까요? 예정되어 가까워지는 멸망을 뒤로하고?
아니면, 사하. 당신을 부르는 듯한 열아홉의 마지막 '여름 방학식' 에 가야 하는 게 맞을까요?
사하는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 선택임을. 사하, 명심해야됩니다.
사하는 어떻게 하나요? 아니죠. 연사하,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어요?
연사하:(나, 나는...)
솔아를 찾으러 가면, 무슨 말을 하고 싶나요?
연사하:(회귀는 그만두자고, 다른 사람한테 넘겨버리자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열아홉 여름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다시 돌아 온 10년 전의 과거가 결코 아름답지 않을 거란 사실 또한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만났습니다. 다음 과거에서는 슬퍼하지 말자고요? 행복해지자고요?
그렇다면 다음 과거에서의 여름은, 누구를 제일 친한 친구로, 좋은 친구로 지내야 하나요?
세상은 여러 번 무너지다가 다시 세워졌습니다.
연사하:(민솔아 말고 누가 있어요...)
마치 파도가 치는 것 마냥. 똑같이.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갑니다.
스러져가는 자국들. 하지만.
거기에 의연하게 있을 사하라면, 솔아를 만나기 위해 두렵지 않은 사하라면.
갑시다. 솔아가 있는 곳으로.
가장 좋은 친구, 가장 친한 친구는. 민솔아 말고 누가 있겠어요.
연사하:(...)(종이를 품에 안고 뛰쳐나갑니다. 솔아네 집? 전학간다던 학교? 어디든, 있을것 같은 곳으로.)
사하는 교문으로 달립니다.
흘러 나오는 안내 방송은 더 이상 들리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 부탁했던 심부름도. 열아홉의 여름 방학식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밖으로 나오자 여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무더위가 피부 위에 내려 앉습니다.
곤두박질치는 것만 같은 푸른 하늘이 시야에서 지나쳐 흘러갑니다.
멀리, 솔아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BGM : https://youtu.be/sEPKNvxx0is
교문을 막 나가려고 하는 모습. 이번에 놓치면 다시는 보지 못할테죠.
솔아는 '다음 과거' 를 위해 사하를 떠나려고 했으니까요.
사하는 교문을 넘어가려는 솔아를 잡아세울테죠.
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지금 바로 지구가 멸망해버린다 할지라도 반드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사하는 솔아에게 무엇이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게 원망이든, 질책이든. 슬픔이든 무너져 버릴 뻔한 우정이든.
연사하:(호흡이 달리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달려가 솔아를 뒤에서 잡아챕니다. 손을 잡고, 생리적인 것일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흐르는 중에 숨을 간신히 고르고,) 솔아야, ...
민솔아:...왜. 왜 잡는 거야? 오지마! 방학식은 어쩌고? 난 가야 돼!
연사하:아무도 모를 거야, 네가 뭘 하던... 멸망을 막던,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세상이 망하라고 내버려두던... 내 행복이, 중요하다며. 내 행복은 너랑 같이 즐거운 거라고 생각해주면, 안 돼...?
민솔아:(...사하의 말을 그저 듣습니다. 발걸음을 멈추고 사하의 연갈색 눈을 바라봅니다.) ...우리 둘이가 같이 있으면 세상은 더 빨리 멸망하잖아. 나는, 나는 말이야... (숨이 거칠어집니다.)
연사하:(솔아가 쏟아내는 말들, 몇 번, 몇 십번이고 회귀한 만큼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기껏해야 스물아홉의 생을 한 번 정도밖에 살지 않은 사하라서, 그렇지만 그 한 번의 삶을 다해 사귄 친구라면 최선을 다해 헤아려보면...)
민솔아:...(입을 앙 다물어요. 새어나오는 숨을 참아요.) ...정말 짧은 시간이 될거야. ...어른이 되기도 전에 멸망이 반복될지도 모를거야...
연사하:(긍정합니다...!)
민솔아:...사하야. (긍정하는 사하를 보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솔아는 또 울 것만 같은 표정입니다. 그러나 그때처럼 사하를 밀어내지는 않습니다.
그야 우리들은 사실 마냥 서로를 기다렸으니까요. 수없이 반복되던 멸망 속에서도 함께였으니까.
민솔아:...이번 여름도 아니라, 다음 여름에도 꼭 여행가자. (눈물을 뚝 뚝, 흐르며 말합니다.) 꼭 놀러가자. 즐거운 것 많이 하자. ...약속이다?
연사하:...응! 여름방학마다, 휴가마다... 놀러가자. 어디든 좋아, (울면서 웃는 낯이 조금 꼬질하긴 해도, 기쁨의 감정만큼은 확실히 드러납니다.) 기억하는 여름마다, 가는 거야... 알았지?
민솔아:그럼. 그야 우리에게 있어선, 특별한 계절이니까! (기뻐하는 사하, 사하의 행복은 곧 자신의 행복이 되겠죠. 기쁨이 번저서 마음을 푸르게 물듭니다.)
한참을 미소짓다가 솔아가 사하에게 다가서서 말없이 사하의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씁니다.
솔아의 행동이 끝나고 나면 푸른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마치 …그때의 그 여름 노을 처럼. 하지만 이게 아름다운 노을이 아니란 걸 알아요.
세상은 멸망할겁니다. 사하와 솔아의 만남에 의해서. 그리고 다시 시작할테죠.
그러나, 우리.
다음 이 과거에서도 이 마지막 말만은 잊지 않기로 해요.
솔아가 매순간마다 사하, 당신의 손에 말 없이 적었던 이 말을.
' 내일 만나자 ‘
Ending 1. 멸망한 세계에서 우리는 또 내일 만나자.
-
괜찮아요.
괜찮아요, 사하.
세상이 멸망하고, 끝내 후회를 한다고 해도.
이 앞에 있는 공백을, 여러 공백을 둘이서 채워 나간다면...
그것이 언제가 되어도, 회귀를 벗어나 기억하지 못해도 이것만은 잊지 말아요.
여름은 우리의 각별한 계절입니다. 돌고 돌아서,
다시 만나요. 평화로운 세상에서.
이 희망만은 잃지 말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잠시 눈을 감아요.
내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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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 : 로스트 / 사하 : 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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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5/37/15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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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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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근데이거내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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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50/25/10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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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당연한 거 아니야? 엄청 더워~ 애들이랑 마치고 놀았지! (자랑스레 말해요.)
사하 너도 나가서 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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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열사병 조심하라던데... 교실에서 놀아도 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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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 너네 반은 어때? (푸슬푸슬 웃으며 말하다가, 핫. 웃음을 거두고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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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왕국 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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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진짜 같이 있지 못하면 죽는 껌딱지 같아. (작게 웃으며 말합니다. 사하의 행동에서 미소가 나오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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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0/35/14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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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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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뻣쭈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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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뭐하러 굳이 쭈뼛거리나 싶을 정도로 당연히 좋은 얘기라... 바로 긍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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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몇 년 전의 미래의 꿈을 꿉니다. 솔아가 등장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만 대체로는 옆에 솔아가 있는 즐거운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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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가방이며 짐 챙기며 솔아가 오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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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쌩하게 달릴수는 없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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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50/25/10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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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보자!
(내일 볼 수 있을까... 아직 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눈을 뜨면 또 어제처럼 죽어있을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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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50/25/10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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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https://youtu.be/2iG-ZtB8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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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스물 아홉때는 뭘 했더라, 어영부영 대학을 가긴 갔었는데, 멸망 직전엔 뭘 했는지 잘 기억도 안나고.) 으음... 즐거울 수 있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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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0/35/14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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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49/24/9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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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이상한 기분으로 살금살금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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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교무실에 계실까요, 아니면 교실에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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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히 생각하고 말해요.) 아까 애들이랑 얘기 했던 거 같았는데 무슨 얘기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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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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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5/37/15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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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의자 놓던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말을 잇습니다.) 죽게 해서 미안하다니,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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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기억해? ...우리가 너무 많이 죽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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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 너.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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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0/35/14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강행하나요? 행깎하나요? 받아들이나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626264/CTNGwVYl6BQ9UeseaJ30Bw/med.png?162938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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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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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야. 너가 과거를 기억한다는 건. 10년 후 있을 멸망 땐 네가. ...네가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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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48/24/9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753601/TilkalSLKUnl-lr-SQG6_A/med.png?1629438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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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솔아가... 침대에서 일어나 3학년 2반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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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626264/CTNGwVYl6BQ9UeseaJ30Bw/med.png?1629381488)
(...)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626264/CTNGwVYl6BQ9UeseaJ30Bw/med.png?1629381488)
그래 말이 안되지. 어떻게 방학에 전학을 가냐... 이상하다... 너 아까 반에서 애들이랑 얘기 했을 때 솔아 방학 때 전학가는 거 아니까 다른 애랑 놀러가자고 한 거 아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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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만 얘기 안 했나봐, 우리 엄청 오래 봤는데...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626264/CTNGwVYl6BQ9UeseaJ30Bw/med.png?162938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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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48/24/9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기준치: | 48/24/9 |
굴림: | 59 |
판정결과: | 실패 |
(안눌려서)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626264/CTNGwVYl6BQ9UeseaJ30Bw/med.png?162938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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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서... 어떻게 하지.)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626264/CTNGwVYl6BQ9UeseaJ30Bw/med.png?162938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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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753601/TilkalSLKUnl-lr-SQG6_A/med.png?1629438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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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753601/TilkalSLKUnl-lr-SQG6_A/med.png?1629438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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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지?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753601/TilkalSLKUnl-lr-SQG6_A/med.png?1629438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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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솔아가 글자를 써 준 손을 내밀어 솔아의 손을 잡습니다.)
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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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아마도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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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유인물, 볼때마다 남은 기간이 너무 빨리 줄어들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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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줄어드는 건 우리 둘이 같이 있어서 그래.
10년 후의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가깝게 붙어 있으니까.
괜찮아. 지금 시간이 좀 위태롭겠지만 ...우리가 멀어진다면 멸망이 올 시간은 다시 정상적으로 되돌아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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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다음 사람이 바로 너야, 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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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음 멸망이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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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는 원래 멸망할 계획이었어. 이유같은 건 아무도 몰라. 다만... 다만 매번, 매번 돌아온 이유는... 그 사람이 과거로 가기 위해서, 그 요청에 응해줬으니까... 단지 그것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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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도... 나도 역시 과거로 몇 번이고... 가서 멸망을 늦춰달라고...싹싹 빌었어. 뭐든지 이겨내겠다고, 사람들이 몇 번이나 죽는 걸 기억하더라도... 과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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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도망치자.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서, 그래서 난 떠날거야. 사하 네 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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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숨을 한 번 고르고 말합니다.) 나는... 나는... 멸망이 되니까 네 얼굴이 먼저 떠오르더라고... 우스운 소리지? 부모님도 아니고 사하 네 얼굴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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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죽을 때 네 얼굴이 떠올랐지만...
반복하게 되면 네 얼굴이 떠오를지도 몰라, 언제 우리가 풀려날까, 기약없이 기다리면서 늘 너만 떠올리고...
하지만, 그러면 더더욱... 떨어질 필요가 없는, 거잖아. 기간 조금 짧아지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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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다음은... 스물 아홉이 아닐 수 있어... 더 먼 미래로, 멸망이 늦춰질지 몰라. 그걸 선택하는 건 사하 너지만, 적어도 멸망이 가까워지지 않게 하는 건 내 선택이야. 난, 난 네가 성인도 지나고 할머니 모습이 되어도 행복했으면 좋겠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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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어! 그냥 얼마 안 남은 날을 우리끼리 즐겁게 보내면 안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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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화를 삼키는 한숨을 집어넣고 천천히 말합니다.) ...사하야. 언제 한 번 내가 말했지? ...아니야 사실은 이제 이 기억도 희미해.
어느 가을이었어... 너랑 닮은... 아니 너였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지진과 함께 무너져 갔던 세상... ...모르겠어. 그 기억도 이제 잊어가는 거 같아. 그렇지만 그게 나에게 단 하나, 단 하나를 남겼어. 멸망을 최대한 뒤로 두자는. 그런 목적 의식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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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면, 해결돼...?
아니잖아. 나는, 확실히 해결되지 않을 일인데 이렇게 네가 매달리고 고통스러워하는 게 너무 마음아파, 솔아야...
(손에 얼굴 묻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뭐라고 말해줘야 하는지... 미안해, 나는 잘 모르겠어. 그냥,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말해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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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멀어지자. 서로 기억은 안나겠지만, 내가 말했지? 사하, 너만한 애는 어른이 되어도 다른 친구들 쉽게 사귈 수 있다는거.
나는... 나는 혼자여도 괜찮아. 먼 미래... 먼 미래에 멸망이 다가오면... 그냥...
...(한숨을 내뱉습니다.) 그냥... 너가.. 네 선택을... 존중하고...싶...고..
정해진 멸망은 막을 수 없겠지. 하지만 조금 덜 슬퍼질 수 있는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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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말대로 지금 우리가 인과율이 이상한 사람인 거라면... 다음번에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면, 다시 친구하자고 해줄 수 있어...? 너,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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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건... 마지막까지도 네 행복이야. 네가 다음 멸망을 뒤로 미루거나 멸망을 받아들여도. ...적어도 그 전까지는 다른 사람과 원하는 만큼 삶을 즐기고, 멸망을 뒤로 미뤄도 내가 아닌, 다른 소중한 사람들 때문에 미루고... 네가, 여러 번 멸망을 보고 지친다면 얼마든지 멸망을 하도록 둬도. 난... 말했잖아. 네 선택을 존중하고...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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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https://youtu.be/hML72VwDG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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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리도 없고...)
(...)
(우울한 얼굴로 침대에 쪼그려 앉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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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50/25/10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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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정말 이 반복되는 세계 밖으로 도망갈 수 있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솔아는 늘 장난치는데는 천재적이었으니까, 이런 것도 조금만 머리를
쓰면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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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며 반 친구들 사이에 섞여 강당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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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가져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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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50/25/10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240626264/CTNGwVYl6BQ9UeseaJ30Bw/med.png?162938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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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5/37/15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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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5/37/15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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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 더 하면 성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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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를 찾으러 갈게요. 세상이 망하는 건 한번 겪어봤으니까, 무섭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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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 이래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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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같이 놀러가자. 캠핑장이든, 바다든, 아님 무너지는 세상이든...!
같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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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두렵단 말이야...무서워... 몇 번이고 사하 네가 죽은 모습을 본 것 보다...
...다음에 네가 돌아온다면... 몇 번이고 네가 고생하는 걸 모르고, 평소처럼 너에게 붙어서 너를 힘들게 할 거 같아서.
사하는...사하는 좋은 친구인걸... 나, 나를 밀어내지 못하고 고통받고 다시 또 과거로 갈까봐 무서워! 나는 단지 바랬던 건... 사하 너의 행복인데... 그랬는데...
내가 뭐냐고... 내가 뭐길래... 난... 단지 욕심으로... 이기심으로 몇 번이고 멸망에서 도망쳤어! 난... 겁쟁이고... 사하의 모습이,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만 생각하면 그게 좋아서... 죄를 지었어... 그것 때문에 멸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하... 너에게 있어서 나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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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솔아는... 다시 없을 친구지. 몇번쯤 세상 망하는걸 같이 구경해도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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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간신히 참으며 말해요.) ...후회할지도 모를거야...
...그래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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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그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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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행복에, 나를 넣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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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의 솔아, 며칠 사이에 달라진 솔아가 아닌, 예전부터 기억에 있던 솔아의 그런 천진난만한 모습 그대로 웃습니다. 흐르는 눈물은, 어제의 미술실에서 보였던 처량한 눈물과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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