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멸망하고 오랜 세월이 흘러 주위를 돌던 달 역시 지구와 운명을 같이하고 말았습니다.
오랜 기다림에도 지구는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살아나지 않아요.
또한 태어나지 않습니다.
당신을 끝으로 이 지구상에 태어나는 인간은 없을겁니다.
천장을 하염없이 보고만 있노라면,
마루의 하얀 침대 맡에 누군가 앉습니다.
미르:좋은 아침이야, 마루야.
새삼스럽게 하늘은 왜 보고 있어?
아,
미르입니다.
지금이 아침인지, 낮인지.
저녁인지 알 수 없으니 인사는 무의미하죠.
그러나 그는 늘 정해진 것처럼 인사를 합니다.
혹,
당신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아도 말이죠.
당신이 눈을 뜨고 감는 모든 순간에 그가 있습니다.
그 밖에 없다는 표현이 맞겠지만요.
따라 하늘을 보던 미르가 마루를 일으킵니다.
그의 손길이 닿은 곳부터 서서히 잠의 수마에서 벗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모든 이들의 무덤 위에 놓인 관에서 당신은 일어납니다.
지난 ■이라는 세월 동안 마루는 이 곳을 나간 적이 없습니다.
문은 있으나 굳게 잠겨있죠.
열쇠는… 어디에 뒀더라?
뭐,
중요한 일은 아니죠.
자살이라도 하는게 아닌 이상 바깥을 나갈 이유가 없는걸요.
정신력 판정 가능합니다
마루:(안하면 안되나?)
(아냐.......... 해야지 난 할 수 있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어어머나
마루야ㅠㅜ
마루:(의지를 잃어버린)
당신은 굳게 닫힌 문을 볼 때마다 종종 나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었습니다.
산소가 없으면 어때요.
모두가 잠든 이 곳에서 당신만이 불면의 밤을 보내 듯 깨어있는 것은 지긋지긋합니다.
잠에서 깨어나도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오랜 세월 변하지 않던 진실에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마루.
외롭거나,
슬프거나.
혹은 아무 것도 느끼지 않았더라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침대에서 벗어난걸 확인하자 미르는 테이블로 향합니다.
작은 테이블에 두 개의 의자.
그리고 준비된 단 하나의 찻잔.
미르가 차를 내밀며 말을 겁니다.
당신보다 먼저 일어나 깨어날 때 까지 기다렸다 말합니다.
미르:우리가 마지막에 나눈 대화가....
미르는 말을 멈춥니다.
그리곤 어색하게 웃으며 바라봅니다.
잊어버린 것 같군요.
지능판정이 가능합니다
마루:'새삼스럽게 하늘은 왜 보고 있어?', 아니었어? (히죽 웃습니다. 놀릴려는 것마냥요. 하지만 힘없는 웃음입니다. 찻잔 하나가 눈앞의 미르는 나와 동떨어져있다는 생각을 하곤 기분이 다시 침잠해진거 같습니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지막 대화는 분명 '윤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지킬 수 있는 존재는 마루 하나 뿐인 이 공간에서 과연 윤리를 지킬 필요가 있는지,
이전의 우리는 마땅히 그것을 지키고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었습니다.
. 이상하네요,
잠들어 있었다고는 하나 그리 오래된 대화는 아닐텐데.
미르:그거 말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대화했던 거 말이야.
분명,
그래요.
너무 오랜 세월을 보냈으니 과거의 문답들도 서서히 잊혀지게 된 거겠죠.
미르는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얼굴입니다.
조사를 하실 수 있습니다.
마루:(미르를요?)
미르도 가능하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고 다 할 수 있습니다
마루:그래... (잠시 생각하는 것처럼 텀을 짧게 두곤) 윤리에 관한 내용이었지? 그런데 그걸 잊다니, 미르 네가... (괜찮냐는듯 말합니다. 아직도 정신이 어수선한지 형제애를 담은 눈이 아닌 연구가로서 개체가 잘못되었는지의 눈으로 걱정스럽게 바라봅니다.)(미르 조사하겠습니다.)
미르에게 심리학 판정 가능합니다
마루:(이럴줄 알고 찍어왔지)
심리학
기준치:
45/22/9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물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아이고 마루야
그는 바깥에 대한 미련이 특별히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평온하고,
무감정한.
당신이 잘 아는 모습입니다.
미르:윤리에 관한 내용? 그랬었나. 정확한 기억이 없네. 뭐, 마루가 그렇다는데. (당신이 네가. 라는 말에 갸웃하면서 바라봅니다) 나, 왜?
마루:아니. 대화 주제의 망각이 너무 빠르게 되어서. 어딘가 잘못된줄 알았지... (시선을 피하고 주변을 살펴봅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잠들기 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새하얀 공간입니다.
나갈 수 있는 문은 잠겨있고,
, 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물품만 갖춰져 있는 이 곳.
살아있는 것은 마루와 미르만이 존재합니다.
마루:(딱히 조사할 수 있는게 아니라면 미르와 이어서 대화를 할게요)
미르:잘못될게 뭐가 있어. 고장난 곳도 없을텐데. 요새는 그렇게 아프지도 않은 걸.
마루:그래? 다행이다. (살포시 눈웃음을 짓습니다. 아프지 않다는 말에 옛날의 미르를 보았고, 눈앞의 미르를 이제는 자신의 쌍둥이로 다시 조는지 가족애가 담긴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정신 상태가 양호하진 않는거겠죠.)
미르:그러면, 마루는 어디 아픈 곳 없어? 깨어나고 나서 몸에 불편한 점은 없었어?
마루:글쎄? 괜찮은 거 같아. 예전부터 몸은 좋은 편이었으니까. (스트레칭을 가볍게 하고 자신의 몸상태를 체크합니다. 무언가 상태가 달라진 건 없죠?)
미르:그렇다면 다행이네. 차 한 번 마셔봐. 꽤 괜찮은 차더라고. 너 일어나면 주려고 우려뒀는데 조금 식었을 지도 모르겠다.
마루:데이는 거 보단 낫지. (히죽 웃으면서 차를 마셔봅니다.)
당신이 차를 마시면 특유의 깊은 향과 맛을 느낍니다.
희미하게 벌꿀의 달달함이 있는 차는 마실 수록 따듯한 온기를 몸 전체에 퍼뜨리는 것 같습니다.
정신은 깨어났지만 어쩐지 나른하군요.
따뜻한 차를 마시면 당연한 일이지만...
미르:데이는 것 보단 나을지 몰라도.... 차는 따뜻할 때 마셔야지 좋잖아.
마루:일리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한숨을 뱉습니다.) 타주는 사람이 앞에 있는데 빨리 안마시는 것도 실례고 말이지?
고개를 끄덕이던 미르는 문득 당신을 바라보다 해야할 일을 한다는 듯이 당신에게 말합니다.
미르:인간이 멸망해야만 했던 이유, 단 하나만 살아남은 인간이 지켜야 할 윤리, 어째서 이 곳은 아직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는지.
있지, 마루야.
많은 주제에 대해 얘기했고, 이제는 뭘 물어야 할 지.
혹은 이 질문을 전에 했었는지도 가물가물한 시간이 흘렀지.
그래서 ....
오늘은 .... 내가 마루에게 질문해보고 싶어.
미르가 당신에게 질문을?
드문 일이네요.
우리의 대화는 보통 마루가 미르에게 질문하고,
미르가 그에 답하는 형식이 주된 것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도 바뀌게 된걸까요.
그러고보니,
그가 당신에게 했던 첫 질문이 떠오릅니다.
당신의 손에서 처음 눈을 뜬 미르는 말했습니다.
마루 지능판정
마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미르: 나는 누구야?
당신의 기억 속에 있던 미르를 복제했으나 아무리 쌍둥이라고 해도 그는 당신이 아닙니다.
마땅히 불러줄 이름이 있어야했죠.
어떤 이름을 붙여줄지는 당신의 생각에 달렸습니다.
....
미르:가정에 대한 질문이야. 만약 마루라면 어떻게 할 건지 대답해주면 돼. 간단하지?
마루:(그 모습에 심란한 표정을 짓습니다. 개체가 학습함에 따른 대견한 얼굴과 마치 미르가 공부 중에 모르는 것을 물어봤을 때가 생각이 나서, 대견한 얼굴입니다. 둘다 대견하다고 칭했지만 연구자와 형제라는 관계 사이의 차이 때문인지 눈썹을 모으게 됩니다.)
그래, 좋아... 어떤 건데?
미르:두 가지 정도 질문을 할거야.
하나느은...
지구가 멸망하고 오랜 시간이 지났어. 이 땅에 유일하게 살아있는 인간이 된 기분은 어때?
슬픈지.
기쁜지.
아니면 아무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던지?
미르:간단하게라도 좋아.
알려줄 수 있어?
마루:.....(유일하다라...)
글쎄... 잘 모르겠어. 분명 멸망 직후에는 엄청 슬펐는데, 이제와서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감정을 놓은거겠지 분명... 지금 이렇게 네가 있으니까 그나마 덜 외롭고. 고마워. (생긋 웃습니다.)
미르:내가 있어서 덜 외롭다면 다행이야.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는 걸로도 만족해.
그러면, 다음 질문을 할게.
혹시 지금의 생활에 변화가 필요해? 만약에 필요하다면 어떤 것이 변했으면 좋겠어?
마루:변화... (멍하게 생각하다가 천장 한 번, 미르 한 번, 바닥 한 번 쳐다봅니다.)
이제 역동적인 변화가 없었으면 좋겠어. 남은 변화라고 해봤자, 내가 죽거나 네가 죽거나, 이곳이 망가지거나... 그 뿐이겠지. (쓴웃음을 지었고 나지막히 말합니다.) 인류가 아무도 남아나지 않았음을 알았을 때... 차라리 미르가 아닌 다른 이성 인공 생명체를 만들걸 그랬어... 후세대를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다고 해도 이제 땅이라곤 이곳 밖에 없으니 키울 공간도 안될테고. 말끔히 생각을 접었지. 정말 이제 남은 생활의 변화는 없는거지 않을까?
(모든 걸 포기한듯 약한 소리를 합니다.)
미르:내가.... 함께인 것 만으로는 부족하구나... (무덤덤하지만 낮게 읊조립니다.) 더 이상의 변화는 거의 없겠지. 남은 인간이라고는 마루밖에 없잖아. 그래도, 생명체가 완전히 없는 건 아닐 거 아니야? ....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마루가 만들 수 있는 생명체라면 여기서도 잘 살 수 있는 생명체를 만들 수도 있겠지. 공간이 작으면 그 만큼 작은 생명체를 만들어주면 되는거고. .... 이런 문제가 아닌가.
마루:밖에 다른 생명체가 있을까? 잘 모르겠네... (하하- 웃고는 고개를 젓습니다.) 아니야. 미르가 있으면 됐지. 질투하는거야? (놀리는 투로 말하지만 조금은 힘이 없습니다.) 생명체를 만든다고 해도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야. 지구라는 지반이 없는데 생명체를 만들어 봤자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거고.
미르:(어려운 말이 한가득이네...) 생명체가 있을지 없을진 모르지. 뭐, 옛날에 학교 다닐 때도 그랬잖아. 우주 밖에는 외생명체가 있을 수도 있다고. 그러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지. 어떻게서라든. 지반..? 그게 없더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최대한 머리 왕왕굴려서 말해보기...)
마루:그럼 찾아볼까? 시간은 많고, 할 일도 없으니까. 그게 새로운 변화라면 그런 변화는 좋겠다... 응, 좋을거 같아. (머리 굴리는 모습에 웃습니다.) 새 지반도 찾으면 되는거겠지.
미르:다음에, 다음에 찾으러 가보자. 그거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합니다.) 나 아직 질문 할 거 남아 있어.
미르가 조금 뜸을 들이더니 말합니다.
미르:... 마루야. 나는 누구야?
아.
첫 질문.
그의 세상에 빛이 들어왔을 때 마루에게 처음 물었던 질문.
그것을 다시 묻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마루:...(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까, 너는... ...아직 정의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두 그림이 붙어있는 홀로그램 카드처럼 어떻게 비추면 그저 인공생명체의 영역에서 못 벗어나는 피조물이며, 어떻게 비추면 사랑하는 쌍둥이 누이였습니다.)
너는... (느리게 말을 끊습니다. 그리고 잔잔하게 웃습니다.) 미르야. 너를 본땄던 사람의 이름은 미르였으니, 너는 미르야. (피조물을 바라보는 자애심이 가득한 눈입니다. 거기에 가족애는 없습니다. 단지 닮았고, 기억을 공유했지만 아직도 사랑하는 제 가족과는 동떨어져있기에 이름으로는 미르, 하지만 감성적으로는 미르라고 붙이기 애매한 존재입니다...)
미르:날 본따만든 사람의 이름이 미르여서 내가 미르. 더 정확한 이유는 없어? 날 본떠만든 사람의 이름이 미르여서 미르라는 거 말고 말이야.
무언가 다른 이유는 없는거야? 그리고... 날 본떠 만들었다고 해도,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어떤 존재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고. 그런 거 말이야.
마루:응. 내가 잘못했네. 앞에 두고 그런 심한 말을 하다니. (차분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그냥 단지, 너가 미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비록 나의 손을 탔어도 기억은 있잖아. 그러니까 미르인거야. ...어떻게 생각한다고 말해도... 그러게, 가끔씩 너를 보면 정말로 미르 그 자체로 생각하지만 어떨 때는 단지 인공인간 그렇게 보여서... (눈을 감고 고갤 떨굽니다.) 아니지, 이런건 내가 잘 해야지. 혼란스러운건 미르 너인데 말이야. 어느쪽이든 너는 이미 독창적인 존재인데 너무 미르라는 도식 안에 삼을려고 하는걸지도 몰라, 내가...
마루:(사후 세계인가? 아니면 자각몽인가... 서있다면 제자리에 앉습니다. ...앉아서 앞만 보다가 다시 일어나고는 앞으로 갑니다. 아무튼, 아무것도 없을테고 끝이 없을테지라는 생각 때문에요. 그럼 왜 걷냐고 한다면 그대로 자신조차 스러져 어둠에 사라질거 같기 때문입니다.)
마루가 앉으려고 잠시 움직이면 발 밑에서 무언가 채입니다.
이게... 뭐죠?
마루:(불청객을 보는 기분입니다. 봅니다.)
♣: 들어올린 것은 아주 작고 둥그스름합니다.
유리구슬 같습니다.
투명하지만 안에 희미하게 반짝이는 것이 들어있어 당신의 손바닥 위만 빛이 들어옵니다.
주변을 비추기엔 너무나 작은 빛이네요.
마루:(뭘까... 이게 왜 있는건지 이해를 못하지만 빛이 있으니 그래도 기분이 나아진 기분입니다. 그대로 손 안에 가둡니다.)
구슬에 판정 가능합니다.
마루:(무슨 판정이요? 외모요?)
(농담입니다. 살펴봅니다.)
듣기도 가능하고 아이디어나 다른 모든 판정 가능합니다.
마루:(먼저....... 이게 무엇인지 알아야겠으니 지능 판정 해보고 싶습니다.)
마루 지능판정...
마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본적이 있거나, 비슷한 걸 아는지...)
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아, 내부에서 새어나오는 빛이니 구슬을 조금 깨부숴보고 싶습니다.
마루:(이걸 깨도 될련지... 그대로 사그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은 하지만 조심스럽게 충동에 기대어봅니다. 손가락으로 우둑.)
마루:(노트인가? 무제인가? 문학쪽 책인거 같고... 우주에서 온 물건들을 먼저 봅니다. 메타적으로 좋아하는 신.생 이름을 닮아서 정이 가네요...)
♣: 페이지를 넘겨보면 이상한 물건들에 대한 설명이 삽화와 같이 적혀 있습니다.
하나같이 오컬트적이고 당신의 이해범주에서 벗어난 내용입니다.
넘기다 보면, 딱 하나 익숙한 모습의 삽화가 보입니다.
[우주 감로주]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라,
마루:(아.)
♣: 이거 미르가 늘 내주던 차와 비슷한 색이네요.
마루:...? 차가 아니라, 주... 주? 술? 그, 그래서 잠들었나... (뜻하지 않게 자신의 주사를 발견한 사람의 얼굴...) 그런데 이런 물건이 방에 있었나? 물품 목록이... (기억 가물)
♣: 그 부분을 읽어보실건가요?
마루:(한 번 읽어봅니다. 술...이라니 도대체 왜...)
♣: 다음과 같은 내용이 삽화와 같이 적혀 있습니다.
책: “제조 방법이 까다롭지만 그 맛과 향이 뛰어나다. 꿀과 함께 섞어 마시게 된다면 온 몸에 따뜻한 기운이 전달되는 느낌을 받으며 졸음이 몰려온다. 우주 감로주를 마시게 되면 우주여행시 우주의 가혹한 환경으로부터 몸과 생명이 보호된다. 이 황금빛 액체는 마신 자들을 꿈속 같은 몽환에 빠져들게 하는데 이것은 때로는 천리안의 용도로도 사용된다. 위의 용도를 제외하고 또 한가지의 용도가 있는데 그것은...”
♣: 페이지의 일부가 젖어 번진 듯한 흔적이 있습니다.
관리가 엉망이네요.
마루:(새 책이라면서...)
♣: 겉만 번지르 했나보죠
마루:(^)
우주 여행... 우주... 그런건가...
(뭐 다른 내용은 없나? 팔락팔락...)
♣: 요상한 물건들만 가득 담겨있네요.
현실에서는 없을 것 같은 것들만 잔뜩 있습니다.
마루:(있어봤자 못 쓰는거 아님?)
(다른 책을 봅니다.)
♣: 이름이 없는 새하얀 책입니다.
. 내부 역시 단 한 페이지를 제외하면 비어 있습니다.
첫페이지: “이 이야기에는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만들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퍼지지 못해 이름조차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결국 세상에서 사라집니다. 만약 당신이라면 아무 것도 없는 책에 무슨 제목을 적겠습니까? 존재하지 않는 세상의 제목은 무엇이 어울릴까요.”
마루:사고 실험 같은건가? 아니 그거랑은 다르겠지... 실험은 아닐테니...
그렇다면 수수께끼인가? (미르의 펜을 들어서 휘휘 돌립니다.)
♣: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군요.
지능 판정으로 조금 더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루:(음... 생각을 정돈 한 다음에 확정을 내려야지...)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멸망과 비슷한 걸까요.
이 책의 제목을 정해주는 것은 당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과 비슷할 지도 모릅니다.
만약, 당신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제목을 정해준다면 무엇으로 할건가요?
마루:(아... 뭔가 동질감이 느껴지네... 아무것도 없는게...)
(자신의 삶을 생각해봅니다. 화목하게 살았다가 세상이 멸망했어도 수많은 시간을 숨을 붙어서 지냈고... 이 책 역시,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나와 이름이 없지만 이곳에 발견되어 자신의 손에 들렸으니 그것은 마치...)
《연작(聯作)》
책 자체가, 삶 자체가 계속 이어져있다...
♣: 당신이 《연작(聯作)》이라는 이름을 책에게 지어줍니다.
당신이 눈을 한 번 깜빡입니다.
...책은 순식간에 새하얀 백지가 되고 맙니다.
헛 걸 본걸까요?
기이한 경험에 SAN.C(0/1)
마루:(와라)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멋지다 마루야 이성 -0
??: 뭘 그렇게 보고 있어?
마루:...?
♣: 인기척도 없던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익숙한 음성입니다.
뒤를 돌아보면 미르입니다.
그는 당신이 알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모습은 같은데 옷차림이 달라보이네요.
당신의 기억속 마지막 모습의 그 옷차림입니다.
♣: 그리고…
그가 당신을 향해 이렇게 웃어 보였던건 얼마만인가요.
미르.:마루야, 차 다 식겠어.
♣: 당신의 손을 잡아 이끄네요.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인조 잔디가 아닌,
푸릇하게 자라나는 잔디와 꽃들이 가득한 정원이 있습니다.
정돈된 모습을 보니 열심히 가꾼 모양입니다.
정원 정중앙에 다과와 티세트가 놓인 테이블이 보입니다.
역시 인류가 멸망하기 전,
♣: 당신이 기억하는 현대에는 쓰지 않던 옛 물건이네요.
아, 잠깐.
새파란 하늘을 본건 얼마만이죠?
멸망한 세계의 검보랏빛 하늘이 아닌,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 맑은 날.
감각은 둔하나 따스함마저 느껴집니다.
♣: 꿈인가요,
현실인가요.
어느쪽이죠?
SANC(0/1)
마루:(그저 현실이었으면 좋겠고... 단지...)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야아 마루 이성 -0
♣: 기이한 공간.
하지만 오래전 잃어버린 일상의 평화를 잠시간 즐길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괜찮고, 미르와 이야기도 가능합니다
마루:(일단 크게 숨을 한 번 쉽니다. 이 얼마나 녹음과 푸름이 존재하는 공간인가... 그러면서 주변을 바라봅니다.)
♣: 미르가 이끌고 간 곳에서 보이는 테이블이 보입니다.
마루:(테이블을 찬찬히 쓸어봅니다.)
♣: 평범한 원목 테이블입니다.
그 옆에 흰 목제 의자가 두 개.
테이블 위에는 다과와 티세트가 놓여있습니다.
마루:(저기에 앉는 거겠지... 미르를 보고 정답게 말합니다.) 미르야.
미르.:음, 왜? 무슨 일이야?
마루:저 방은, 뭐야? (우선은 침착하게 말할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습니다.)
미르.:저 방? (당신이 말하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는 듯 갸웃하며 바라봅니다) 어느 방?
마루:그, 책장 있고... 컴퓨터도 있잖아.
미르.:책장? 컴퓨터? (도통 모르겠다는 듯 말합니다. 정말 순수하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마루:응? ...그래? ...(가만히 침착하게 말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네요.) 그런데, 넌 누구야?
미르.:나? ..음... 미르? 마루가 매번 미르라고 부르는 그 사람이지. 그럼 누구겠어?
마루:그런가... (힘이 빠진 안도의 한숨을 내뱉습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테이블을 가리킵니다.) 그럼 갈까? 무슨 차를 준비했어? (그래도 실실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저 옷, 이 풍경, 모든 것이 너무나 완벽해서 괜스럽게 장난치듯 손가락으로 미르 볼도 콕콕 건들입니다.)
미르.:가자! 무슨 차인지는 가서 알려줄거야. (당신이 볼을 콕콕 건들이자 꺄르륵 웃어보입니다) 홍차하고 다과하고 준비했어. 요즘에 내가 다시 병원을 가니까.... 이렇게 같이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잖아? 그래서 여유 있을 때 마시고 싶어서 준비해봤는데. 어떻지 모르겠다?
마루:지금 상태는 괜찮아? 의사 선생님 말 잘 듣고... 이번에는 무슨 인형을 두는 게 좋을까...(자라서도 습관이 된 모양입니다.) (그리고 아쉬운 듯 말합니다.) 그러게, 같이 시간을 계속 보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얄궂게도 네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참아야지. 상태 안좋으면 말해. 가만히 있는 것도 너랑 같이 있으면 난 괜찮으니까. (꺄르륵 웃음소리에 더욱 포근한 감정이 들어서 테이블로 향합니다.)
미르.:그럼. 상태는 괜찮아. 오늘 컨디션도 최상인걸? 인형 그만 둬도 돼~. 그러다가 내 방 침대에 인형으로 가득 차겠다. (꺄르륵 웃어보이면서 말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렇지... 안 좋아지면 꼭 말할게.
마루:네가 준비한건데 안 맞을리 있겠어? (별 뜻은 없고, 미르 입맛이나 마루 입맛이나 비슷할거 같았기에...)
(한 번 홀짝입니다.)
♣: 깔끔한 페퍼민트 향이 입 안 가득 퍼집니다.
마루:(화하다...)
♣: 입 안이 상쾌해지네요.
마루 이성 +1
마루:(61)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거라 좋네... 딱 이 풍경과 어울리는 맛이야. (엄지척!)
(그리고 차를 바라보며 대뜸 이렇게 묻습니다.) 저기, 미르.
누가 너 대신에 살아가주면 어떤 기분이 들거 같아?
미르.:(당신을 싱긋 웃으면서 바라보다가 질문에 고민해봅니다) 나 대신에? 흠.... 어떻게보면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나 대신 병원도 가고... 대신 아파줄 수도 있잖아. 하지만 원하지는 않아. 누가 나 대신 살아간다는 거면....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을 겪어야할테고, 혼자 해낼 수 있는 것도 적어지니까. 안쓰럽잖아. 그리고 그건 내가 감당해야할 몫들인데.
마루:그런가... (조금 슬픈듯한 눈을 합니다.) 내가 의대를 갔어야 했는데... (미르는 사는게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걸로 받아들인 모양인지 의기소침해집니다.) 너가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러면서 한모금 더 마십니다.)
미르.:아니야, 그렇지 않아도 돼.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잖아. 이렇게 차 마시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까지 왔으면 된거지. 나 이제 조심해서 먹어야하는 것들도 없는데. 더 먹으라고 해서 문제이긴 하지만. (당신이 의기소침해져 있는 상태를 보더니 괜찮다는 걸 어필해보입니다.
♣: 이렇게 당신을 대하는 미르는 오랜만,
아니… 어쩌면 처음입니다.
기계처럼 문답을 반복했던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다는걸 상상이라도 해봤나요?
대화를 이어나가던 미르는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테이블 밑에서 상자를 꺼내 듭니다.
선물상자 같기도 한 그것은 손이 많이 탄 듯 낡아있습니다.
미르.:오늘 창고 정리하면서 발견했어. 버리지 않고 간직해서 다행이야.
♣: 상자 안에 든 것은 미르가 병원에 있는 동안 마루가 처음으로 미르의 침대에 뒀었던 곰인형입니다.
그러고보니, 당신이 아는 미르도 이 물건을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어떨 지 모르겠지만요.
오랜 세월이 흘러 더이상 웃지 않는 미르를 생각합니다.
그가 다시 웃을 날이 오긴 할까요.
미르는 모처럼 만났으니 이걸 주겠다며 당신에게 내밉니다.
미르.:이거 처음 받았을 때 나 너무 기뻤었어. 그래서 소중하게 보관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잃어버렸는지 안보이더라고. 엄마가 버린걸까 했는데 나와서 다행이야. 이거 주고 싶어. 내가 어릴 때 마루한테서 받았던 것처럼 말이야.
마루:그립다... 병원에 가있었으니까 침대가 텅 비어있어서 사둔건데 너가 돌아오고 예쁘다고 했지...(조심스럽게 받습니다.) 왜? 다시 안가지고? 옛날부터 이 인형 좋아했었잖아.
미르.:인형 많은데 뭐. 마루가 매번 줬어서 인형 많이 있어서 괜찮아. 이 인형이 좋은 만큼. 난 마루도 좋으니까. 나 대신 소중하게 간직해줬으면 해서.
마루:나도야. (인형을 제 품에 꼬옥 끌어안습니다.) 이 인형을 보고 기뻐하고 좋아했고 웃었던 미르, 너를 기억하니까 그만큼... 이 인형이 좋은 만큼 너를 대신하는 것처럼 소중하게 간직할게. 나도 미르 너를 좋아하니까.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으니까.
마루:(입을 막으면서 그런 말을 하다니... 그러나 저항할 의지를 못 느껴 그대로 삼키게 됩니다.)
♣:아담이 이브를 따라 선악과를 삼키듯이.
이성적인 행동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깨진 구슬을 삼키다뇨.
그러나, 그 눈.
미르는 당신에게 단 하나의 행동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삼킵니다.
♣: 빛나던 그것이 입 안에서 데굴,
굴러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아릿한 고통이 느껴집니다.
유리 구슬에 입 안이 베인 것 같습니다.
놀라 눈을 크게 뜹니다,
마루:(너의 뜻이라면 로스트 될 으악)
♣: ...
♣: … …
침대 위입니다.
물에 잠긴 것처럼 몸이 무겁습니다.
. 아픔마저 진실합니다.
정신을 차리면 입 안에 무언가 들어있는 것만 같습니다.
마루:퉤.
♣: 벌린 입 안에서 핏방울이 흐릅니다.
그리고 무언가가 데굴, 떨어져 나옵니다
… …
이건, 꿈에서 봤던 유리구슬입니다.
지금은 현실이 아닌가요.
꿈 속의 물건이 어째서 여기에 있죠?
SANC(0/1)
마루: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0
마루:(꿈이나 현실이나 별 차이가 없단 말이지...)
(손바닥 위에 유리구슬을 올려놓고는 가만히 멍을 때려요. 잘도 이런 기행을 했었구나...)
♣: 유리구슬을 계속 보고 있자면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깨진 구슬 같습니다.
꿈에서 처럼 빛이 나지는 않습니다.
자세히 살핀다면 안쪽에 푸른 하늘같은 색이 보입니다.
마루:(조금 자세히 바라봅니다...)
♣: 저 푸른 하늘같은 색.... 잠시 생각해보면 미르의 눈색과도 비슷한 느낌이네요
마루:(그리고 이내 뭔가 깨달은듯 비척비척 일어납니다. 미르... 미르는 어디있지...)
♣: 이상한 기시감이 듭니다.
평소라면 일어난 당신의 곁에 미르가 있어야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미르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합니다.
이 공간에서 나갈 수 있을 리가 없는데.
그는 어디에 있죠?
♣: 새하얗고 삭막한 공간,
하늘은 꿈에서 봤던 것과 같이 검보랏빛 우주가 펼쳐진... 변하지 않는 이 공간에서.
설마,
지금.
당신 혼자 남았나요?
SANC (0/1)
마루:...(덜컥, 숨이 멈추고 심장도 잠시 멈춘듯한 기이한 감각...)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루 이성 -0
마루:(아니야... 미르는 살아있을거야... 어디에 있을지도 몰라...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입 안의 상처에 바를 약이 있는지부터 살펴볼게요.... 발걸음은 매우 무겁습니다.)
♣: 그러고보니...
굳게 닫혀있던 문에 열쇠가 걸려 있습니다.
조금 진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요,
문은 굳게 닫혀있고 연 흔적이 없습니다.
그가 이곳을 나갔을 리가 없습니다.
♣: 그렇다면… 대체 어디에?
듣기 판정이나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마루:(적막한 공간에 소리를 들어봅니다... 쉿 몽환의 숲)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가오 상하네 행운 1깎겟스빈다)
네?
마루:(아 행깎 없구나)
그런 시날이 아니니 걱정말고 행운은 그대로 둬요
행운 마저 없어지면 어떡해요.
마루:(우. 그래도 알고싶은데)
♣: 지독한 정적 사이에 평소보다 조금 빠른 당신의 숨소리가 느껴집니다.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마루:(안경아 믿는다)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걸)
이야
♣: 자세히 보니... 미르의 침대쪽 벽만 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마루:(데굴데굴 간단하게 솜이나 휴지만 입 안에 넣고 침대로 가봅니다.)
♣: 미르의 침대로 가까이 가면 벽 쪽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벽에 귀를 대볼까요?
마루:(챱...)
♣: 벽에 귀를 대면 소리는 가까워집니다.
미르입니다.
소리를 들어본다면 분명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들리는 것은 미르의 목소리 뿐입니다.
내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가 사용하는 언어는 어디의 것이죠?
♣: 들을수록 정신이 아득해 지는 것 같습니다.
마루 정신력 판정
마루:(미르야 너 그런거......)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정신을 다잡고 보니, 벽 한 구석에 유독 손때가 탄 자국이 있습니다.
마루:(뭔갈 만졌나? 톡톡 건들여봅니다. ...잠깐 여기 너머에 뭐가 있었나?)
♣: 당신에게 익숙한 소리입니다.
기계가 우웅- 작동하는 소리와 함께 벽의 일부가 움직이며 연구소의 문이 드러납니다.
덜컹
거리는 육중한 소리와 함께 개폐문이 위로 올라갑니다.
드러난 것은 등 뒤로 새어나온 불빛에 겨우 두 칸 앞이 보이는 어두운 계단입니다.
위를 향하고 있습니다.
♣: 까마득하게 먼 예전.
이 위는 당신이 드나들던 실험실 중 하나 였겠죠.
공간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기에 더욱 낯선 공간입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하나,
하나 조심스레 올라갑니다.
마루:(그야 기억나지 않았으니 문도 까먹었겠지...)
♣: 계단은 많지 않습니다.
목소리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위쪽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이 보입니다.
계단을 걷는 당신의 발 밑에 바스락, 하며 무언가 밟힙니다.
아무렇게나 내팽겨쳐진 종이들입니다.
종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루:(설마...... 기시감이 느껴져 종이를 봅니다.)
♣: 밟힌 종이 위에 다시 새 종이가 올라왔고…
앞 뒷면으로 빼곡히 무언가 적혀 있습니다.
시야를 조금 올리면 위로 향할수록 더욱 많은 종이들이 쌓여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를 들어 올리면 무언가의 기록 같습니다.
마루 행운 판정
마루:
운
기준치:
80/40/16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야
♣: 앞면이 전부 숫자로 채워져 있는 종이를 발견합니다.
그에 비하면 뒷면에 적힌 글자는 겨우 두, 세 문장 뿐입니다.
『 외부를 바꾸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 이후 부터 세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기록을 남기지 않기로 한다. 』
『바꿀 수 없다면 되돌리는 것은 어떨까.』
마루:바꿀 수 없다면, 되돌린다... (앞뒤 펄럭이며 숫자 부분을 봅니다.) 뭔갈 카운트한 숫잔가....? 그리고... (필체를 봅니다.)
♣: 필체가 무척 익숙하긴 하지만.... 정확하게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마루:(독특한 필체는 아닌가보네.. 흔한 필체인가?) 바꿀 수 없것 보다 되돌리는 게 쉬운가... 어떤 일이든 원상복구가 더 쉬운건 통제되고 준비된 환경일텐데... (꼴에 연구자라고 중얼거리며 다른 종이를 보기도 하며 위로 갑니다.)
♣: 나아갑니다.
꿈에서 보았던 빛과 다른, 시리도록 차가운 푸른 빛입니다.
바닥에 쌓인 종이들이 새하얗게 길을 냅니다.
서서히 빛에 닿아갑니다.
새하얀 바닥 위에 너저분한 전선과 부품들의 잔해.
시체마냥 장기를 꺼내놓은 기계들을 엉망으로 쌓아올린 고물의 산.
♣: 그 위에.
눈을 감고 있는 미르가 보입니다.
눈을 감고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처음 듣는 언어,
그럼에도 뇌리에 박혀 정신을 사로잡는 듯한.
불쾌하고,
♣: 머릿 속을 긁는 것만 같은…
홀린 듯 시선을 위로 향합니다.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조각난 유리조각들이 천장을 이룹니다.
그것들은 쉼없이 색을 바꾸며 당신의 눈을 현혹시킵니다.
숨이 막힐 것만 같습니다.
어지러운 시야 속에 서서히 하나의 모양을 이룹니다.
♣:아, 저게 대체 뭐죠?
원뿔 모양의 거대하고 빛나는 것이 여럿, 집게 같은 길쭉한 점액질의 촉수가 꿈틀거립니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새까만 눈들이 일제히 당신을 바라봅니다.
사각사각,
마루:뭐, 어, 거, 저,
♣: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소리가 귓가에서 머리로.
조금씩...
SANC(0/1d6)
마루: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0
마루:(고개를 흔들고 미르를 봅니다. 미르는 괜찮나?)
♣:지직ㅡ,
그것은 돌연 아날로그 TV 화면처럼 노이즈를 만들어 냅니다.
불쾌한 언어가 사라지고 그제야 당신은 숨이 턱 막히는 긴장감에서 벗어납니다.
미르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탁한 눈.
그 속에 아무 것도 비춰지지 않는 이질적인 존재.
♣: 그의 흰 옷이 조금씩 붉게 물듭니다.
코에서,
입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미르의 옷을 적셨습니다.
미르:... 좋은 아침이야, 마루야.
마루:...! 미르야, 미르야! 말하지마. (부리나케 달려가서 자기 입을 만지고... 아. 피가 묻었고 입 속은 병균이 많아... 손을 거둔 다음, 자신의 흰 옷을 잡고 코와 입을 닦아줍니다. 너무나 초조한 모습입니다. 아픈 모습은 많이 봤는데도 늘 익숙해지기 보다 적신호가 빨리 울리게 됩니다.)
미르:아니야, 괜찮아... 익숙해. (당신이 다급하게 움직이는 걸 바라보다가 몸을 천천히 일으킵니다. 마루는 괜찮아? 안색이 안 좋아보이는데. 잠자리가 안 좋았던거야?
마루:지금 누가 다쳤는데 안색이 좋겠어?? (괜찮다는 말을 무시하고 계속 지혈하듯 닦아줍니다. 이런거에 익숙해지면 안 돼...)
미르:마루 입에서 피가 나고 있는 걸. 내가 피나는 것보다 너가 피나는 게 더 위험한 거 아니야? 난... 자주 그랬잖아. 조금 있어면 나아져. (괜찮다는 듯 말하고서는 당신의 손을 치우려 합니다.) 옷 소매 더러워지겠다. 나중에 잘 때 빨아줄게.
미르:응, 괜찮아. 다른 건 다 괜찮아. 피가 조금 났을 뿐이야. (괜찮다고 말하며 당신을 다독여줍니다. 그러다가 머뭇거리면서 말합니다.) 여러개를 알아버렸겠네. 뭐....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 내 건강상태에 대해서 빼고. 이건 정말 괜찮으니까.
마루:그래... (후우, 한숨을 쉬고 그제야 손에 힘을 너무 준 걸 깨닫고 풀썩, 손을 떨구자 덜덜 떨립니다.)
묻고싶은거... 응, 많았지... 미르, 방금까지 뭘 하고 있었던거야? 그리고... 나, 뭔갈 본 거 같았어.
미르:아까? 음... 그냥, 뭐...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중얼거린거? 꿈에서 봤는데 뭐라한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서 따라 말한거였는데.... 그리고, 뭘 본거야? 무얼 봤길래... (당신의 손이 떨리는 걸 보더니 손을 꼭 잡아줍니다.)
마루:뭔가 이상한 괴물같기도 하고... (더 생각하기 싫은듯 도리질하고 고개를 숙입니다.) 입은 괜찮아... 유리 조각 때문에 그런거 뿐이야...
미르:이상한 괴물... (아, 하면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저건가... 하면서 떠오르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가 다시 말합니다.) 난 잘 모르겠는데. 내 눈에도 안 보이고 말이야. 유리 조각 때문에? 혀에 안 박혔어? 괜찮아? 따갑지는 않고?
마루:괜찮아, 괜찮아... 긁힌거 뿐이니까... (그리고 위를 보던 미르를 보곤) 안보였어? ...그래,,, (한숨을 얕게 쉬고는) 그런데 여기에는 왜 있어? 여긴 또 어디더라... 연구실 부속 방인거 같기도 한데, 오는 길에 종이들도 있고... 대체 뭐가 뭔지.
미르:그러면 다행이네. (끄덕) 난 안 보이는데.... 잠이 덜 깬거 아니야? (다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무얼 말하는 지는 알겠으나... 차마 대답을 해주지 못합니다.) 여기? 연구실은 맞아. 여기서 연구하니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내가 있는 거지?
마루:응, 그래. 맞아, 그랬지. (끄덕입니다.)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야. 어디서부터 꿈인지 현실인지... 일어나보니 입 안에 유리조각이 있고 미르, 네가 없어진 줄 알고 문을 보니 열쇠는 꽂혀있고, 너머의 문으로 오니 괴물과... (안보인다, 말했으니 말을 삼가합니다.) 뭔갈 읊는 네가 있고... 조금 피곤한가봐. 자다 깼어도.
미르:그래도 걱정 마. 지금은 현실이니까. 사람들이 모두 죽었고, 남아있는 유일한 인간이라고는 마루 너 밖에 없는 이 세상이 맞아, 여긴. ...혹시 그 문 열지는 않았지? 안 열고 바로 여기로 온거지?
마루:열리 있겠어? 하지만 밖에 너가 있었으면 망설이지 않고 열었을거야. 여기에 있어서 다행이다... (한숨을 푹 쉽니다.)
미르:그럼 다행이네. 혹시, 더 궁금한 거 있어? 왠만해서는 알려줄 수 있어. 여태 살면서 궁금하던거나... 뭐, 그런것들 있잖아?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흐르는 느낌에 옷소매로 대충 코를 막은 체 말합니다)
마루:여태 살면서? 글쎄. 아, 꿈에서 이상한 걸 보긴 했지. 준비해준 차가, 어떤 술인거 같았고 그래... 미르 너는... (아련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통제권 외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바라보면서도 그것이라 하기에는 또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눈입니다.) ...이제까지 내가 자는 동안, 뭘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거야?
미르:차? 아, 감로주. 그거 말하는 거구나. (옷소매에 스며드는 자신의 피를 바라보다가 이쯤이면 되겠구나하며 손을 치웁니다.) 마루가 자는 동안 난 음... 연구를 했지. 그 덕분에 여러가지 알아냈고, 인간이 왜 죽었는지도 알아낼 수 있었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음, 그냥 마루가 더 오래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나를 만든 사람이니까, 나랑 같이 오래살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마루:정말? (연구라는 사실에 눈을 크게 뜹니다.) 뭔갈 알아냈어? (흥분이 좀처럼 숨길 수 없습니다.) 어떤, 어떤 거?
미르:근데 잘 안 믿어줄 말이긴 하겠다. (다시 고물 위에 풀썩 눕습니다. 앉아있을 기력도 딸린다...) 인간들이 윤리를 등진 체 복제 기술을 성공했잖아? 생물이든 미생물이든 다 복제를 해냈어. 많은 발전이 일어났지만, 그 밑으로는 많은 희생이 발생했지. 그러다가 갑자기 뚝. 하고 부러지며 멸망한거야. 이런 기술들은 어디서 나왔을 것 같아? 당연하게 인간만의 힘은 아니야. 우리는 신의 손바닥 안의 작은 모래알보다 더 더 작은 존재일걸.
우리가 복제 기술을 성공할 수 있게 해준 건... 경계에 있는 신 요그소토스라는 자래. 누군지는 나도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런 자가 도와줘서 할 수 있었는데, 그 존재는 신을 믿어야지만 우리를 도와줘, 하지만.... 인간들이 신을 더 이상 찾지 않게 되자 지상에 있는 모든 걸 가져간거지.
그래서 멸망하게 된거야. 이 지구가. 신 요그소토스라는 자에 의해서.
마루:뭐야 그거, 노아의 방주 같은거니? (눈썹을 모으며 고민합니다. 신이라면 그리스, 이집트, 기독교... 그런건가.. 하지만 들어본적은 없었고, 막말로 사람들이 코딩을 할 때 샤머니즘이나 물 떠놓고 기도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지만...)
미르:노아의 방주랑은 달라. 노아의 방주는 예상을 할 수 있었지만, 이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잖아? 그러니 모두가 죽은거고.
마루:그건 맞아. 멸망이 예고가 있는 멸망도 있겠지만 보통 한순간에 절멸할 정도는 예고가 없는 게 보통이지... (여전히 고민을 하듯 궁리에 잠긴 모습입니다. 이런 낯선 말을 해서 미르가, 쌍둥이가 아닌 인공생명임을 자각해 연구자의 태도로 말하곤 있지만 그렇다고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믿는 투입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아있지? 미르, 네가 뭘 했어?
미르:마루는? 미르가, 즉 내가 있으니까. 내가 멸망의 이유를 알고 있었으니까. 언제였지.... 병원에 있을 때였나? 그 때부터... 누군가랑 만나게 되었어. 누군지는 모르겠어. 사교도..? 그런 사람들이였나. 아무튼 누군지 정확하게 알려주지를 않아서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뭔가를 알려주더라고? 그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 난 살 수가 없더라고. 그런데, 살 수 있는 방법이 하나가 있었어. 마루가 만든 인조 인간. 그 중에서도 실패했던거. 마루가 만들었다가 실패한 인조 인간이였어, 내가. 그곳에 내가 들어가게 되었고, 성공할거라 장담하던 그 인조인간에겐 미안하지만, 그 자리를 내가 대신하게 된거지. 난 그 사람들에게 부탁을 했어. 마루랑 내가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래서, 여태 살아있을 수 있는거야. 그들이 작은 공간을 열어줬거든. 그게 바로 여기인거지. 우리가 차 마시고, 자고 하던 공간 있잖아.
마루:잠깐, 잠깐만... 그럼 미르 넌 누구야... 미르가 맞아? 이때까지 나와 함께 지냈던 내 쌍둥이, 미르 맞아? (숨을 잠시 멈추고 그렇게 말합니다.) 어째서 살 수가 없었던거야... 대체, 어떻게 인조 인간에 들어간거야...?
미르:나? 난. 미르지. 마루 옆에서 지내오던 미르. (당신의 말에 잠시 고민해보더니 말합니다.) 그건 사교도 사람들의 힘이야. 사교도 사람들이 날 살려줬어. 왜 하필 실패작으로 보낸건지는 아직도 이해를 하지 못하지만, 살려준건 맞아. 그래서 내가 마루 옆에서 지낼 수 있는거고.
마루:아니... 하지만 어째서... 왜, 인공 인간같은 흉내를 내서... 실패작이라니, 어디가? 어떤 부분이...?
미르:그건 마루가 더 잘 알겠지. 마루가 만들었으니까. 어디가 실패하였고, 무엇이 실패했는지는 마루가 가장 잘 알지 않아?
마루:(인공 인간으로 가장... 실패되는 부분... 뭐지? 몸체는 너무나 인간과 닮았는데... 정신 연결의 문제인가?)
(몰라... 이때까지 잘 있었는데..)
미르:아무튼, 결론적으로는 난 살아 있는거지. 인공 인간으로.
마루:(덜덜 떠는 손으로 미르를 향합니다...) 정말? 정말 너야... 나와 같은 날에 태어나서, 어릴적부터 함께 지냈던...? 그럼 나는 이때까지...
진짜 너인줄도 모르고, 있었던거야? 나는...?
미르:난 그래도 인조 인간이야. 마루가 만들어낸 인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태어나고, 마루와 한날 동시에 태어난 자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정말 마루가 말하는 그 쌍둥이 동생 미르의 복제품 이라고 해도 맞을 지 몰라. 모든 생각만 가지고 영혼만 갔다고 했으니까.
(*아니 이게 무슨말이래)
모든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몸만 바뀐 상태니까.
마루:아니야... 그래도, 모든 생각이 있단 거잖아. 몸이 가짜이면 어때, 그럼, 인공 신체를 한 사람은 가짜라는 거니? 아니잖아... 너는, 나의 기억 속의 미르로 기반된 게 아니라... 진짜, 진짜... 내가 모르는 생각과 기억을 가지고 있는... 미르..야?
대답해줘... 제발...
미르:흠... 인공 신체라기보단 난 내 몸 전체가 인공적인거니까. (그래서 인공 인간이 아닌가?) 그렇지? 마루의 기억 플러스 마루도 모르는 기억들을 가진 미르. 이게 지금의 나야. 마루가 알고 있는 그 미르. 어릴 때부터 아파.... 오던 그 미르.
마루:정말... 정말... (덜덜 떨린채로 손을 미르에게 가져다 댑니다. 퍽이나 만지면 사라지기라도 하나봅니다. 그렇게 미르의 볼에 손을 가져다 댑니다.)
나는, 너를... 네가 어떤, 이때까지... 인공적인 생명체로 알고 있어서... 몸이 달라지면 어때... 진짜, 진짜...
미르구나, 내 쌍둥이 누이, 내 사랑하는 동생, 몸은 옮겨졌지만 마음은 그대로인... ...미르?
미르:인공적인 생명체는 맞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잖아. (당신의 손길에 손목을 살짝 잡습니다) 미르 맞아. 마루야. 그, 마루가 생각하고 있는 쌍둥이 누이 미르.
마루:아니야... 괜찮아... 너만, 너만... (고개를 푹 떨굽니다.) 미안해... (그리고 다시 한 번.) 미안해... 미르야... 미안해... (죄스런 기분이 들어서 그저 사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몰라 보았고, 또, 알아봐주지 않았고, 또, 자기 이익에 취해 미르의 복제를 만들었다는 걸 깨달으니 눈물이 스멀, 앞을 가립니다.)
마루:보물찾기... 3개를 모으면 되나? (얄궂은 장난같아서 헛웃음이 나옵니다. 그러나... 시간은 차고 넘칠만큼 있고, 방해하는 거는 모두 무로 되돌아가버렸고, 남아있는 공허함은 무어라도 하라고 채찍질을 하기에 응합니다. 그런데 보물이 대체 무엇일까... ...간단하겠죠. 숨겨진 것이니까, 숨겨져 있는 것이 보물이겠지요.)
♣: 주변을 둘러보다 바다 아래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게 보입니다.
둘러보면 둘러보면...
마루:바다다... (작게 말하고 반짝임을 따라 갑니다.)
♣: 바다 아래를 보면 당신의 얼굴을 비추던 바다는 네모난 화면 하나를 보여주는군요.
이건… 꿈 속에서 보았던 컴퓨터 입니다.
컴퓨터 화면에 비춰진 것은 당신의 잠든 얼굴입니다.
평온해 보이는군요.
마루:...?
♣: 컴퓨터 우측 아래의 시간은 매우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는데 말이죠.
하루가 1초처럼.
한달,
일년
십년,
백....
마루:거울이 아니라... 마치 CCTV 화면처럼... (나는 분명히 지금 깨어서 눈도 떠서 이것을 바라보고 있는데도)
♣: 오랜 시간, 멈춰있는 화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주 오랜 시간 잠에 들고 있습니다.
. 그 모습을 지켜보는건… 미르.
그는 잠에 들지 않습니다.
한 번의 눈 깜빡임 없이.
당신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창백한 인형.
♣: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기이함.
SANC (0/1d3)
마루: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쩐다 마루야
마루:(그래도 저 모습은 미르니까.)
이성 -0
♣: 화면은 돌연 멈추고, 쨍한 파란색으로 바뀝니다.
마루:(멸망 맞이한 사람치고는 수상할 정도로 높은 산치)
♣:[그래도 살아야지.]
마루:...아. 이건.
♣: 이 글을 보니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마루:일상이 끝나면이라고 했지...? 그때는 미르도, 모두들, 다 죽었다고 생각해서... 크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지금은 미르가 있어. 적어도 미르가 눈을 감을 때까지, ...(언뜻 미르의 말소리를 기억합니다.) ...사는게 아프고 고통받는다고 생각되지 전까지는 살아야 돼. 그게 지금이야. (모니터로 본게 진짜 자신의 현재 상태라면 일어나고 싶습니다.)
♣: 모니터로 본게 진짜인지 아니면 꿈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마루:후... (마음을 추스립니다. 이곳이 꿈인거 같고, 그렇단 말이지... 그러나 모니터 안이 꿈이면 뭐하나요. 거기에 미르가 가만히 있는데, 만나고 싶어서...) 그런데, 보물은 어디에 있지? (두리번...)
♣: 보물을 찾으러 주변을 둘러보다가 잔디로 몸을 옮깁니다.
무성한 푸른 잔디 아래에 반쯤 파묻힌 하얀 책이 보입니다.
마루:(책을 꺼내듭니다. 이걸 숨겼다고 말하기엔 애매모호 하지만요)
♣: 꺼내 살펴본다면 책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작(聯作)》
마루:(시리즈는 아니겠죠. 달랑 연작이라고 쓰여있는 제목... 이건 자신이 썼던 제목이네요...)
책도 삶도 결국 누군가에 의해 이어져서 닿았으니까. (펼쳐봅니다.)
♣: 책을 펼쳐본다면 나이별로 목차가 나누어져 있습니다.
『1살.
마루:어라? (목차를 훑어보고...)
♣: 병원에서 태어납니다.
아기의 울음소리와 주변의 사람들은 마스크에 가려져 있어도 눈으로 웃어보인다는 게 보입니다. “왕자님이십니다!” 라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밝은 빛에 아무것도 모르겠으나 아기는 어딘가에 누워있습니다. 한동안의 정적이 흐릅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 이명소리만 가득 담깁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공주님이십니다!" 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아까보다 더 분주한 소리가 들립니다. "....... 미안해." 』
『6살.
집에서 눈을 뜹니다.
미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안색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볼과 이마가 많이 빨갛고 이마에는 시트를 붙이고 있습니다.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는 미르를 바라봅니다. 미르가 팔을 뻗어 엄마에게 안깁니다. 아빠는 다급하게 전화기를 들고 전화만 하고 있습니다. "마루야, 마루는 오빠니까. 미르 잘 돌봐줘야해?" 엄마가 다정하게 말하며 마루를 쓰다듬어줍니다. 』
『10살.
♣: 방에서 눈을 뜹니다.
오늘도 역시나 미르가 없습니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아빠가 방으로 들어옵니다. "마루야, 미르가 또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어. 마루 혼자 집에 있을 수 있겠어? 아빠가 지금 일하러 가야해." 말이 끝나고 마루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늘 저녁도 마루는 혼자가 됩니다. 미르가 돌아오기 전까지.
♣: 갑자기 미르가 보입니다. 미르가 잡힙니다. "마루야! 도망가자!" 도망가자라는 말과 함께 마루의 손을 잡고 달려나갑니다. 그러면 보이는 곳은 집 뒤의 수풀 사이입니다. 어른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작은 구멍으로 쏙 들어간 미르는 마루를 이끌어 갑니다. "여기는 엄마도 아빠도 못 올거야." 장난스래 웃어보이는 미르가 보입니다. 』
『17살
학교에서 눈을 깜빡입니다.
익숙한 칠판과 자리, 친구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마루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도 들립니다. "마루야!" 오랜만에 학교에 나온 미르는 행복한 듯 웃어보입니다. "학교에서 조는 거 처음 봐. 또 밤늦게 공부한거야?" 다정한 목소리 입니다. 』
『19살
집에서 눈을 뜹니다.
♣: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하루 아침만에 사람들이 다들 없어졌습니다. 라디오 소리를 들어보면 지구 종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질병으로, 재해로 많은 사람들이 없어졌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릅니다. 단지 지금 마루의 옆에 있는건 미르 뿐입니다. 안색은 별로 좋아보이진 않아도 밝게 웃어보입니다. 』
『20살
눈을 뜨고 싶지 않지만 떠집니다.
남은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 거라고 약속하던 미르조차 마루의 곁이 아닌 차가운 바닥에 아무런 미동도 없이 눈을 감은 체 누워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세상에 남은 것은 마루 뿐입니다. 이건 잘못되었습니다. 이건 꿈일겁니다. 꿈이길 바랍니다.
XXXX. XX.XX
새로운 인간을 많이 만들어봅니다. 마루의 머리라면 분명하게 자신과 같이 있어줄 진짜 인간같은 인조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끝에는 만들어낼 것입니다.
♣: XXXX.XX.XA
인조인간을 만들어내는 걸 성공해냈습니다. 이정도면 완벽할 것 같습니다. 많은 인조인간들 중에서 완벽하다고 느낄 수 있는 존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 나의 곁에는 미르가 항상 있을 것입니다. 』
『22살
연구실에서 눈을 뜹니다.
옆에는 미르가 있습니다. 원래의 미르랑은 다르지만 확실한 미르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없어도 괜찮습니다. 제 반쪽은 언제나 제 곁에 있을 테니까요. 』
.......
♣: 두꺼운 책은 세계가 멸망하기 전, 당신의 생을 한 권으로 압축해 적어둔 듯 합니다.
책장은 아직도 빈 페이지가 많습니다.
당신의 삶이 이후에도 오랫동안 이어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가 누군가 글을 적어주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마지막 페이지로 넘기면 책갈피처럼 넣어둔 메모지 하나가 하나 나옵니다.
메모지 :: 『이브는 선악과를 입에 물어 부끄러움을 알게 된다.』
♣: 뒷면에 누군가의 손글씨가 보입니다.
마루:(자신의 삶을 기술한 책이라... 이렇게 보니 뭔가, 기분이 묘합니다. 과거를 마주보는 용기는 가지기 힘든 편이죠... 그리고 메모의 뒷면도 봅니다.) ...이브는 선악과를 입에 물어, 부끄러움을 알게 된다. ...아담에게도 권하여, 둘은 부끄러움을 알고 주의 말을 어겨 낙원에서 쫒겨나게 된다...
♣: 손글씨를 확인해보실건가요?
마루:(넹)
♣:[ 시간을 되돌리는 주문 ]
오랫동안 모아둔-이는 ■년을 가정한다- 마력과 이성을 통해 대상을 과거로 되돌리는 것.
이 때 대상자가 이미 겪었던 미래의 기억을 대가로 소멸시킨다.
처음부터 없던 일로 만드는거야.
마루 듣기 판정
마루:이런 타임머신 같은게 될리 없잖아. 그것도 주문 그 하나로...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나무 위에서 키득 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를 따라 시선을 올립니다.
마루:(뭐야? 봅니다.)
♣: 나무 위는 여전히 조용하고,
가끔 부는 잔잔한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만 들려옵니다.
마루:환청인가? ...
(보물은 책으로 간주하는지 책을 들고 다음 찾으러 갈 길을 떠납니다.)
관찰판정이나 나무를 오르고 싶다면 오르기 판정도 가능합니다.
마루:(하필 오르기를 찍었는데 이 좋은 순간을 놓칠리 있겠냐ww 나무에 발을 듣고 올라가봅니다.)
오르기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듣고? 딛고)
♣: 마루는 무리 없이 나무를 올라갑니다.
꿈에서 나무를 오르는데, 그게 또 숨이 찰 정도로 힘들다뇨.
이젠 뭐가 꿈이고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팔을 위로 뻗고, 다리로 디딜 곳을 잡아...
간신히 나뭇가지가 무성한 나무 위까지 오르는데 성공합니다.
이제 주변을…
♣:앗.
무언가가 당신의 팔을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그대로 추락할 것만 같은 공포가 잠시,
그것은 당신을 잡아당겨 품에 안습니다.
따듯한 사람의 체온이 느껴집니다.
미르:날, 찾아냈구나...!
♣: 미르입니다.
꿈에서 본,
마루:아...! 미, 미르야...
♣: 당신이 알지 못하는 미르.
그는 여전히 당신을 보며 다른 사람을 찾을 것입니다.
미르와.... 닮았으나 당신이 될 수 없는 이를.
미르:오랫동안 널 기다려왔어, 마루야.
♣: 그러니 확실하게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 상황은 낯설 수 밖에 없습니다.
마루:날?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미르:그럼.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꼭끄랑) 너무 보고 싶었어.
마루:응? ...응... (조금 놀랐지만 자기도 미르를 꼭 안아줍니다. 보고 싶었다는데, 그래서 기다렸다는데 뭐가 더 필요할까, 미르가 그렇게 말했는데.)
미르:여기까지 오는 데 힘들진 않았어? 괜찮았어?
마루:힘들리가... 여기가 어디길래? 그냥... 잔거 뿐이야. 괜찮지.
미르:여기? 그러게. 나도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난 여기에 계속 있었으니까.
이 나무 위에서 말이야
마루:뭐? 이 나무 위에?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 리얼 머리가 안따라간 모양)
미르:응. 나 계속 여기에 있었는데? (당신을 바라보며 베시시 웃더니) 여기 있으면 엄마도 아빠도 못 올라오니까.
마루:아. 어, 응... (빠른 상황파악) 응, 그렇지만 나무 위에 올라간거 안 힘들었어? 다치면 안되잖아.
미르:그럼! 괜찮았어. 다치지도 않고 멀쩡하잖아?
마루:다칠거 같아서 걱정된단 말야. 아까도 나 잡을 때 잘못하면 너도 위험할 뻔 했고.
미르:아, 그건... 내가 너무 급했어. 너무 보고 싶어서 그만.
마루:물론, 나도 보고 싶었지만. (화사하게 웃습니다.) 그래서,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뒷소리는 거의 중얼거림에 가깝습니다.)
미르:어쩌다가? (당신의 중얼거림에 갸웃하면서 바라봅니다.) 무슨 일 있어?
마루:아니... 이 장소 자체가 이상하고,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말하자면 꿈과 같기도 한데,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세상에 있다보니 파악이 안되나 봅니다. 그래도 미르가 있으니 다행이라는 듯이 있습니다.) 보물도 찾아야 하고.
미르:보물? 보물을 찾아야해? 찾을 보물이라.. 몇 개를 더 찾아야하는데? 몇 개가 숨겨져 있대? (당신의 의문에 무슨 이유라도 있는건가하면서 말합니다.)
마루:3개래. 보물이 어떤건지 모르겠는데, 숨겨져있어서 하나는 찾은거 같아. 숨겨진 책. (그러면서 책을 보여줍니다.)
미르:3개야? 하나는 찾았고. 그러면 흠... 나머지 하나는 나 아닐까? (장난스래 말합니다. 속아줄 지는 모르겠지만 꽃밭침하면서 말합니다)
마루:나무 위에 올라가 있었으니... 숨겨졌다고 하면 정말이겠네? (그리고 손가락으로 볼을 콕 누릅니다.) 두 개, 찾았다. (장난을 치듯 히죽, 웃습니다.)
미르:(당신이 볼을 쿡 누르자 꺄르륵 웃어보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못 찾은거야? 뭐라도 발견한게 없어?
마루:그러게... 이상한 걸 발견한거라면 컴퓨터가 있었어. 바다에. 그런데 컴퓨터는 들지 못하잖아? ...(미르 봄;) 미르도 잘 못 들긴 하지만 업힌다면 들 순 있어...
미르:바다에 컴퓨터? 들지 못한다고 해도 발견했으니까 그것도 보물 아니야? 그러면 세 개가 될 것 같은데? 그럼 다 찾은 거잖아
마루:그래? 맞아, 들고 오는 게 아니라 찾아내면이었어. 그럼 선물이 뭘까? 찾으면 선물 주겠다고 쓰여있었거든.
미르:선물도 준대? 오.... 그런 보물찾기였으면 나도 할걸. 선물도 준다면 했을텐데. 아쉽네. (쩝.) 선물은 뭘지 모르겠는데, 나도. 짐작가는 게 하나도 없어.
마루:그야 몰랐을테니까. (하하, 쓰게 웃습니다.) 선물이 뭐라고 하더라도... 나는 미르가 선물 그 자체가 되면 좋겠어. 아니면 어쩔 수 없지만.
미르:아쉽네. 내가 선물 그 자체..? 부끄럽네. 그런말은.. 근데, 마루야. ... 나 하나 물어봐도 괜찮을까? \
마루:응? 뭔데? 미르가 궁금한 것도 있고, 대견하네~ 어떤걸 알려줄까?
미르:꿈에서.... 깨어나길 바래?
마루:... (그 질문이 마법의 말인 것처럼 마루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굳은거죠. 생명 활동은 그대로 하지만...)
이대로 다시 눈을 감으면 당신은 멸망에서 벗어나 당신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 남은 인간의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눈을 감아요.
아무도 당신을 탓하지 않습니다.
마루:...(그래도.)
♣: 이대로, 받아 들여요.
마루:(그래도 말이지...)
미르는... (저 너머를 향해 이름을 불러봅니다.)
♣: .... 일어날건가요, 마루...
마루:잠에서, 깬 건, ...미르를, 위해... (거의 잠꼬대마냥 중얼거려도 확고하게 할 말은 합니다.)
미르야. (작게 말합니다.)
미르야. (조금 더 크게 말합니다.)
(자신의 이름보다 타인의 이름을 많이 말하는 특성상, 그 이름은 정신을 잃어가는 마루라도 습관적으로 부를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고 싶다. 마루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문득, 입 안을 채우고 있는 무게감을 느낍니다.
익숙한 것입니다.
유리구슬.
새빨간 색은 꿈에서 본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른한 안식에서 일어나는 이유는 뭔가요.
♣: 당신은 무엇을 찾고 있나요.
...
...계단 아래를 또각, 또각.
걸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서서히 멀어지고.
완전히 사라집니다.
마루:(다른 소리에 눈을 떠, 귀로 흔적을 찾아갑니다. 일어날 수 있을까. 저 소리를 쫒아가야해.)
♣: 일어나서, 쫓아가요. 마루. 마루라면 할 수 있어요.
마루:(몸을 일으키고 쫒아갑니다. 그 소리 끝에 있는 자를 만나기 위해...)
♣: 시간으로 쌓아올린 하얀 길, 당신의 발로 짓밟고.
그의 등을 쫓습니다.
짧은 계단.
한 걸음이 백 걸음 같은 순간.
무너질 것만 같은 몸을 끌고 계단을 내려와,
당신에게 익숙한 공간으로 돌아옵니다.
♣: 그러자,
문의 잠금을 푸는 미르의 등이 보입니다.
미르:인사가 필요했구나..
깨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마루:잠깐, 미르야, 뭘 할려고?
♣: 그는 무정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마루:대답해줘, 뭘 하고싶은건데. 인사는 뭐고... 가지마.
미르:있던 곳에 돌아가있어. 아까 그 방 있잖아.
마루:...그럼 그 사이에 너는 뭘 할거길래?
(드물게도 완고하게 버팁니다.)
미르:나? 음.... 마루를 위한 일을 하러.
마루를 위한 일을 하러 갈거야.
마루:너는 내 곁에 있어주는게 날 위한 일인거 알잖아! (돌연 그렇게 소리칩니다.) 위험하잖아!
미르:(당신이 소리치자 잠시 멈칫합니다. 그러다가 말합니다) ... 그래도 마루는 날 위해 많은 걸 해줬잖아.
.... 위험하긴 해도..
마루:그건 당연한거야. 너를 위한게 나를 위한거야. 그러니까 책임을 느끼지 않아도 돼.
미르:난 해준 게 없는 걸...
마루:미르야, (잠시 숨을 고릅니다.) 네가 이런다고 내가 좋아할까?
미르:.... 그래도, 오래 살 수 있을 거 아니야. 나보다 건강하니까.
마루:...그 문을 열면, 미르 너는 어떻게 되는데?
미르:나? .... 아마 더 이상 못 볼 수도 있지. ... 수도 있지가 아닐 지도 모르지만.
마루:몸이 건강해봤자, 마음이 건강하지 않을거야... 너를 더이상 못 본다면, 내가 어떨거 같아? 응?
미르:모르겠어. ... 근데 슬플 것 같다는 건 알 것 같아. 그것만...
마루:어째서 몰라주는거야... (눈물이 나올거 같음을 삼킵니다.) 아니, 슬플 거 같다면 하지 않는게 좋잖아. 내가, 뭐, 뭘 위해서, 미르를 닮은 인공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고, 이름을 붙여가며 곁에 두었는지... 전혀 모르겠어?
(숨을 들이쉬며 나지막하게 말합니다.)
우린 예전부터 따로 떨어진 날이 많았어도, 우리는 둘이서, 하나였어. 네가 더 이상 없거나,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세상에 지낼려고 한다면 나는 괴로워... 슬프고 외로워... 가지마. (마치 애원하듯 말합니다.)
미르:(당신의 말에 문 손잡이만 잡은 체 고개를 떨굽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당신의 말을 듣고만 있습니다.) .... 마루야. 하지만, .... 난 너 만큼은 지키고 싶어서 그래. .... (당신의 표정에도 어떠한 모습에도 그저 무표정에 무덤덤하게 말합니다. 그러고는 손잡이에서 손을 때더니 당신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 슬프고 외롭고 괴로워도. .... 난 널 끝까지 살리고 싶은 걸. 내가 여기에 계속 있으면? 너만 더 힘들어져.
마루:...왜?
미르:감로주. 들어봤지? 우주감로주. 내가 너가 일어나면 꼭 주던 그 차. .... 그게 있어서 겨우 버틴거야. 너가... .... 그것도 더 없어지게 된다면, 넌. .... 넌.... 정말 못버텨. 여기서.
마루:...그래서? ...미르, 나를 잃는게, 싫어?
미르:(끄덕..) ... 이거 아니면 다른 방법이 ... 있어?
마루:...(주문을 생각합니다. 그런 비과학적인 영역에 손을 대기엔 석연치 않지만...) ...없었던 일로 되돌릴 수 있다면?
(하... 트롤짓 하고싶다... 진홍 구슬 아직 갖고 있나요?)
미르:없었던 일로 되돌릴 수 있다면? .... 그걸 할 수 있어? 마루는... 마력이 없잖아. .... (알고 있다는 듯 대답을 합니다.)
♣: 그럼요. 구슬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해보세요.
마루:...알고 있었어? ...(마력이 없나...) 같이 도와가면서 하면 되지 않아? 그렇게라도 안되도 좋아. ...(조금, 독기가 스며들은 눈으로 봅니다.) 내가 미치거나 크게 다쳐도 되니까. (실제로 마력이 부족하면 HP를 대신 지불해도 된다구...)
아쉽게도 이 시나리오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마루:(써글.)
(트롤짓... 진홍 구슬은 죄이자 오만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 진짜 이판사판으로 마루는 미르에게 구슬 삼키게 해서 이별의 두려움을 갖게라도 하고싶은데 이거 순 미친놈이구만)
♣: 그러길 원한다면 해도 상관없어요
이건 당신이 써가는 이야기잖아요.
마루:(구슬을 손 위에 데굴 굴립니다. 그리고 미르를 바라봅니다.)
미르, 나에게 있어서 넌 뭐일거 같아?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거 같아?
미르:마루에게 있어서 미르는. .... 엄청 소중하다는 건 알 것 같아.
마루:응. 그걸 느껴볼래? (그리고 구슬을 미르의 입에 순간적으로 넣어도 되나요?)
그럼요. 가능해요
마루:삼켜, 미르야. 괜찮아. 약보다는 쓰지 않아. (난반사가 되듯 오만 감정을 미르가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걱정하는 마루의 마음, 생사의 두려움, 그래도 나아가는 희망을, 혼자 남겨질 마루의 슬프고 어두운 외로움, 그래서 눈 앞에 미르가 있음을 기뻐하고 행복하는 마음...)
마루:주의 말을 어기고 붉은 과실을 먹은 이브는 부끄러움을 깨달았다... (나지막히 말하고, 무너진 미르를 조용히, 힘있게 끌어안습니다.)
♣:그는 완전한 인간입니다.
무너진 미르에게 다가갈 때.
당신의 품에서 떨어진 물건이 있습니다.
마루:...나쁘다고 생각되지 않았어. 미안해, 이번에도 내 독단으로 너를 이렇게 상처입었구나. 그래도 말이야 미르, 나는, ...나는 네가... (생각합니다. 단 하나의 찻잔, 단조로운 말, 질문, 표정.)
같았으면 좋겠어.
나와,
네가.
(주는, 외로운 아담을 위해 아담의 뼈로 이브를 만드셨네. 아담은 이미 부끄러움을 알아버렸네, 그래서, 뱀이 되더라도, 이브에게 부끄러움을 알게 해버렸네. 신화에서는 이브가 더 많은 죄를 얻는다면. 지금은 내가 더 많은 죄를 이고 추방당할게. 그래도 돼. 너는 내 소중한...)
(...떨어진 물건을 봅니다.)
♣:깨어진 유리구슬
그것은 볼품없게 데굴, 구르다…
한 방향을 향해 빛을 냅니다.
깨어진 파편의 틈새로 새어나오는 작은 빛.
꿈 속에서 당신을 인도하던 것.
빛은 닫힌 문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마루:(더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따라 울거 같은 온화한 눈빛에는 연구자가 피조물을-아담의 뼈로 만들어낸 복제를-보는 눈은 더이상 없겠죠, 소중하고, 사랑하는 가족, 쌍둥이 누이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눈입니다.)
(힘있게 끌어안은 품을 한차례 토닥인 뒤에, 닫힌 문으로 향합니다.)
♣: 구슬은 어떻게 할건가요?
두고 갈건가요, 아님 주워볼건가요?
마루:(들고 갈까... 그것이 죄 그자체도 가리킨다면, 이제 자신이 들고 가야되는 게 맞을테니까요...)(줍습니다.)
마루 듣기 판정
마루: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강행할게요.)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미안하다...)
엄마야
??: “… … 손을 놓지 마.”
♣: 깨진 파편의 틈새에서 노이즈와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 입니다.
마루:그런가... (살며시 웃습니다. 그리고 미르를 향해 다시 되돌아가고, 미르 앞에 쭈그려 앉습니다.)
나와 함께 가자. 너와 함께 갈래. 우리는 둘이서 하나잖아. 비록 떨어져있어도, 마음은 하나야. 끝까지, 그 무엇이 방해한다고 해도, 내가 윤리를 어겨가며 만들어낸 것보다도, 진짜로 함께 나아가게 해줘.
(손을 뻗습니다.) 손을 잡아줘.
미르:(서럽게 울음을 터트리다가 귀도 코도 볼도 눈가도 붉어진 체 당신을 바라봅니다.) .... 처음부터 마루 한 명, 만을 과거로 돌리기 위해 만들었던 주문, 이라서 이후에는 어떻게 될 지 몰라.... 불안정해. ... 그래도 문, 을 열거야..? (히끅거리며 최대한 잘 말해보려하지만 울먹이는 목소리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마루:(이때 아이디어 롤을 하고싶다고 하면?)
아이디어 판정을 해도 얻을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마루:(잠깐ww 이대로 가면 둘 중 하나 로스트 될거 같아 초위험ww)
(쫄?)
탐사자, 쫄?
마루:'한 명'이면 되겠지. 왜냐하면, 너랑 나. 둘이서 하나니까. (티없이 맑은 미소를 짓습니다. 그래도 불안하긴 합니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미르:(굳은 피가 묻어있지 않은 소매로 눈물을 닦아냅니다. 그러고는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 둘이서 하나니까. (그러고는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입니다. 눈가에는 아직도 눈물이 가득 맺혀있지만 당신에게는 웃어보이고 싶다는 듯 맑게 웃어보입니다.)
마루:괜찮아. ...괜찮아. (그리고는 세상에서 가장 나지막하고도 안도의 말을 전하는 것처럼 말합니다.) 너에게 감정을 준 건, 네가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인거야. 슬픔이나 고통이나, 외로움이 아니라.
(잡은 손에서 온기가 피어오릅니다. 무게가 전해집니다. 아, 살아있는 자의 온기는 왜이렇게 언제나 따스하고 다정할까요. 무게는 또 왜이렇게 무거워서, 자꾸만 그 무게만큼의 책임을 지게 만드는 걸까요?)